매일신문

[우리가족 이야기] 아들들과의 문자메시지

할 일 다 하고 취미생활과 봉사로 여유를 부리며 70세를 바라보며 청춘을 멀리 보내는 삶을 사는 요즘이다. 날씨도 정신을 못 차려 북쪽은 50일이 넘는 장마, 남쪽은 계속되는 폭염주의보와 열대야에 대한 보도가 연일 계속된다.

할 일 없는 날, 내 방에서 뒷산 산바람 맞으며 돌 매트에 누워 인천과 대전에 사는 두 아들 생각에 전화를 들었다가 내려놓으며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에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요즘 많이 덥제. 너희들이 열심히 살아줘서 엄마는 행복하단다. 힘들어도 조금만 참고 살아보자." 잠시 후, 대전 큰아들에게서 먼저 답장이 왔다. "난 엄마가 이리 신경 써줘서 너무 행복해요. 건강 잘 챙기시고 파이팅!"

뒤이어 인천 작은아들은 "어제는 하루 더웠는데 오늘은 시원하고 비가 촉촉이 내려요. 대구 계시는 어머님이 고생이죠 뭐! 더위에 몸 건강하세요. 챙겨 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전화를 하려다 보낸 메시지에서 전해져 오는 정감 있는 글을 보며 혼자 목이 메여왔다. 마음으로 전해지는 답장 속에서 큰아들 답장은 애교스럽고, 작은아들 답장은 어른스러웠다.

목소리를 들으며 이야기해도 좋지만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해지는 마음은 모자간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것 같다. 현금은 없지만 논이라도 몇 평 있어 힘들 때마다 아이들에게 한 번씩 힘이 되어 줄 수 있으니 좋고, 내 몸 건강해 아이들 걱정 안 하고 자기 맡은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오늘 저녁도 폭염에 지친 두 아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안부를 전해봐야겠다.

최순자(고령군 다산읍 상곡리)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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