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 전성시대다. 인터넷 검색창에 '효소'를 입력하면 수많은 자료가 뜬다. 그만큼 효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효소생산 전문업체와 효소 동호회들도 계속 늘고 있다. 단백질의 일종으로 몸속 대사와 소화를 돕는 물질인 효소가 이제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박경식 (사)한국발효효소협회 대구'경북지회장
박경식(57) 한국발효효소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의 자택 옥상에는 보물단지(?)가 즐비하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산야초 효소 단지다. 50여 개의 독에는 꿀벌과 포도, 뚱딴지(돼지감자), 어성초, 마늘, 청양고추, 쑥, 아까시, 수세미, 오행초, 생지황, 삼채 등 30여 가지의 산야초 효소들이 숙성되고 있다. 빛바랜 한지 뚜껑에는 이름과 채취장소, 담근 날짜가 자세히 적혀 있다.
박 지회장은 발효효소 기술 지도사다. 발효식품을 이용해 조리하는 등 음식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동네잔치 메기 매운탕'이란 식당을 운영하는 박 지회장은 겉절이, 장아찌, 샐러드 등 가열하지 않는 음식은 대부분 효소로 맛을 낸다.
박 지회장이 효소를 접한 건 10여 년 전부터다. "외식 관련 공부를 하러 다니다가 효소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요. 효소를 직접 만들어 음식에 접목해 보고 싶었는데 그때만 해도 효소 관련 책도 거의 없고 딱히 이렇다 할 내용이 정리된 것도 없어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귀동냥, 눈동냥으로 무작정 시도해봤습니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효소공부에 나섰다. 효소에 관심이 많은 동료와 함께 전문가를 초청하여 강의를 듣는 한편, 산과 들에 나가 계절마다 나는 약초와 열매, 나물 등을 채취해 효소를 담갔다. 요즘도 효소 전도사를 자청하며 효소에 관심 있는 동료와 함께 전국의 유명한 효소 강의장을 찾아다닌다. 지난해 한국발효효소협회(농촌진흥청 허가 119호) 대구'경북 지회장을 맡았다. 이를 계기로 경북농업기술원에서 강의를 맡게 됐으며 세 기수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그는 효소에 대한 무한 애정을 갖고 있다. "효소는 음식에 생명을 불어넣는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효소를 넣어서 만든 음식은 건강음식으로 재탄생합니다." 그는 "전국에 속칭 '효소 고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발효액을 추출하는 방법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며 "효소에 관한 제대로 된 이론이 시급하다"고 한다.
◆박국문 토종약초효소연구원장
"설탕과 매실을 1대1 분량을 넣고 만들면 안 돼요. 건강을 위해 효소를 먹는데 설탕을 그렇게 많이 넣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 쉽죠. 그리고 매실의 경우 담근 뒤 일주일이면 발효가 모두 끝납니다."
박국문(55) 토종약초효소연구원장은 효소와 건강 전도사를 자처하며 전국에 강의를 다니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한의사를 했고, 20여 년간 국내외를 오가며 효소와 건강 연구에 전념해 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 명예연구관을 지냈다.
그는 가정에서 많이 하는 매실이나 오미자를 이용한 효소 만들기는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그는 '설탕을 쏟아붓지 마라' '백일 동안이나 싸두지 마라'고 강조한다. 효소 만들기의 핵심은 재료의 선택과 설탕을 적절히 넣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효소 만들 때 넣는 설탕의 양은 재료 무게를 기준으로 한다. 열매의 경우 설탕의 양은 열매 무게의 40~50%, 산나물은 40%, 쑥과 민들레는 35%, 미나리와 오미자는 50% 정도 넣으면 된다. 예를 들면 오미자 10㎏을 담그려면 설탕 5㎏만 넣으면 된다는 것. 그는 "오래될수록 좋은 효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또한 잘못된 상식이다"며 "효소를 담글 때는 뚜껑을 덮지 말고, 한지로 덮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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