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초 이야기] 종자목과 기대품

우리 나라 사람은 중국 다음으로 난을 좋아한다. 특히 한국 춘란은 우리 민족의 고단한 삶을 가장 잘 표현한 품종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이들이 한국 춘란을 사랑하고 좋아한다. 한국 춘란으로 원예 치료. 수입 창출. 작품 활동을 통해 삶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으려는 애호가나 동호인, 그리고 도시 부업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 춘란은 소심, 황화, 주금화, 홍화, 자화, 두화, 복륜복색화, 중투복색화, 복륜화 등 화예품 약 10품종과 산반, 서, 호, 중투, 복륜, 사피, 호피, 단엽 등이 있다. 과거에는 채집을 통해 이를 충족시키려 하였지만 지금은 법으로 금지돼 대부분 구입해 시작한다. 난을 시작한 후 6개월 안에 난의 묘한 매력을 체감하지 못하면, 난을 그만두거나 흐지부지하게 된다.

춘란을 구할 때 등장하는 용어가 종자목(種子木)과 기대품(期待品) 이다.

종자목은 미래가 정확히 예측되는 종류이고, 기대품은 미래를 정확히 예측은 할 수 없지만, 가능성이 엿보이는 종류를 가리키는 말이다. 유명 작가들은 종자목을 선호하는 반면 경륜이 부족한 애호가들은 기대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종자목은 가치나 가격이 전국적으로 대동소이하나 기대품은 가격 폭이 커 주의를 요한다.

원예 치료, 수입 창출, 작품 활동은 춘란 기르기의 3대 백미이다. 이를 고루 충족하려면 기대품보다는 가치가 결정된 종자목을 선택하여야 한다. 마음의 결정이 내리지면 종자목 설계를 하여야 한다. 이때가 가장 흥미진진하고 가슴을 뛰게 한다. 그러나 주의하여야 할 점도 있다. 본인의 형편과 능력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절대로 무리한 품종 설계는 자제해야 한다.

필자는 욕심에 사로잡히거나 경륜이 부족한 안내자를 만난 탓에 무리를 해 큰 후회를 하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반드시 본인의 형편을 고려해 종자목 설계를 하여야 한다. 이때 어떤 장르, 어떤 레벨, 어떤 가격대, 어떤 프로숍, 어떤 안내자를 선택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대건(난초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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