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의 영향으로 코스트코에서 시작된 창고형 매장이 유통업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코스트코를 위협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포함해 가전유통에서는 전자랜드가 창고형 매장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병행수입과 제품차별화한 트레이더스
코스트코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리고 있는 주인공은 이마트 트레이더스다. 이마트는 2010년 구성점을 시작으로 현재 총 7곳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운영 중이다. 오픈 후 이듬해 3천650억원을 기록했던 트레이더스 매출은 지난해 6천250억원으로 2배 성장했다.
대구 비산동에 위치한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매출 상승세가 눈에 띈다. 일반 이마트의 2013년 매출신장세가 1%대인데 반해 트레이더스는 1월부터 7월까지 11.3% 상승했고, 8월 한 달 간은 11.5% 매출이 뛰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측은 창고형 할인매장의 인기 요인을 저렴한 가격의 병행수입과 직수입을 통한 기존 대형마트와의 상품 차별화를 요인으로 꼽는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의 병행수입제품은 대구지역 고객들에게 소문을 타고 있다. 프라다, 펜디, 버버리, 에트로 등의 브랜드 30여 종을 최저 50만원에서 220만원에 판매하고 시계는 세이코, 알마니, 마크제이콥스 등 40여 종을 10만원에서 150만원선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병행수입 제품 판매 후 20%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병행수입 성공의 또 다른 열쇠는 QR코드에 있다. 지난 4월부터 QR코드를 이용한 진품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지난해 대비 매출이 2배가량 늘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만 찍으면 해당상품의 품명과 상표, 수입자, 원산지 등 통관정보를 알 수 있어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제품 차별화도 주목받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지난 4월부터 '핫 써머 페스티벌'을 열고 직수입 튜브 세트 등 한여름 물놀이용품을 매장에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물놀이용품 전문 업체인 미국 인텍스(Intex)사 제품 25종, 3만개 물량을 준비했다. 기존에는 만나보기 어려운 제품들을 소비자들이 접해볼 수 있는 것. 여기에 'Early In, Early Out' 전략을 구사해 일반 대형소매점보다 2, 3개월 앞당겨 시즌 상품을 입점시키고 시즌 시작 전후로 철수시켜 시즌 트렌드를 선도하는 마케팅도 손님을 끄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물놀이용품 매출은 지난해 대비 30% 이상 뛰었다.
잠재 수요를 겨냥한 시즌 트렌드 선점 효과로 트레이더스에서 지난해 4~7월 물놀이용품 매출은 전년대비 30% 신장했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상품 품목을 5종 더 늘리고 규모도 55% 확대했다.
트레이더스 비산점 이형달 점장은 "시즌을 앞서가는 전략은 상품 회전율을 높여 고객들 입장에서는 매번 새로운 상품을 접하는 느낌을 받게 되는 효과가 있다"며 "트레이더스 비산점은 창고형 매장 특성을 활용해 일반 할인점에는 없는 전문 브랜드의 차별화된 상품을 직소싱해 매 시즌 초저가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고형 가전매장, 프라이스킹
가전양판점 전자랜드는 올 3월부터 서울에서 업계 최초로 신개념 창고형 매장인'전자랜드 프라이스킹'을 선보였다. 지난 28일에는 대구의 기존 매장 3곳(수성'죽전'칠곡점)을 프라이스킹으로 변신시켰다.
프라이스킹 매장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판단에 대구의 기존 매장도 창고형 매장으로 변신하는 것. 전자랜드는 기존의 매장을 창고형 매장 프라이스킹으로 전환하면서 건물 외부부터 차별화를 두어 전문성을 강화했다. 밥솥, 청소기, 전자레인지, 32인치 TV 등을 대량 매입해 고객에게 최저가로 제공하고 박스단위로 연출해 창고형 매장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또 전자제품과 연관된 그릇, 냄비, 주방소품 등을 함께 판매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프라이스킹 만의 특징이다. 헤어드라이기 옆에 빗, 속눈썹뷰러, 헤어클립, 눈썹칼 등 관련 제품 등을 함께 갖춰 놓아 소비자들이 편하게 제품을 쇼핑할 수 있도록 돕는 형태다.
이와 함께 모자, 시계, 휴대폰 케이스 등 다양한 생활잡화를 국외에서 직수입해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다.
전자랜드는 프라이스킹을 통해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 실속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최저가 가격정책을 펴 나갈 방침이다. 대량 매입을 통해 유통비용을 최소화하고 매주 시장조사를 통해 제품의 가격을 철저히 관리해 나간다는 게 회사의 기본 방침이다. 이뿐만 아니라 시장조사의 결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가격대응을 해 나감은 물론, 가전제품 및 생활필수품 등 신상품을 발굴해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김학수 전자랜드 신규출점그룹장은 "이번에 대구지역 3개 매장을 프라이스킹으로 전환해 대구시민에게 가전제품은 물론 생활필수품, 잡화 등을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가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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