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체포 동의안 표결 시점 미묘한 온도차

내란음모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가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면서 국회의 체포동의안 처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회법상 현직 국회의원을 회기 중에 체포하려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참석, 출석 의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돼야 한다. 체포동의안이 2일 오후 2시 30분쯤 본회의에서 보고됐기 때문에 표결은 3일 오후 2시 30분부터 가능하며, 늦어도 5일 오후 2시 30분 전에는 이뤄져야 효력이 발생한다.

또 현재 국회 재적의원이 298명이고, 새누리당 의원이 153명이어서 여당 단독 표결이 가능하지만, 민주당과 정의당도 체포동의안 처리에 긍정적인 분위기여서 표결은 여야의 합의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새누리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해 본회의 일정을 협의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진 못했다. 새누리당이 '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신속히 처리하자'는 데 비해 민주당은 '정보위와 법사위를 열어 혐의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고, 당 안팎의 의견을 듣자'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우선 양측은 3일엔 본회의를 열지 않고 상임위를 열 것인지 논의하기로 해 이르면 4일쯤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변수가 없는 한 체포동의안은 시한 내 처리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로 처리하기 위해 소속 의원 전체에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최경환 원내대표(경산청도)는 이날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내일(3일) 오후 2시 30분 이후부터는 언제든지 (체포동의안) 처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돌입할 수 있다"며 "무기명 비밀투표에 대비해 의원 전원이 비상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에 있는 의원들에게도 연락을 취할 것이며, 당분간 지역구나 외부 활동을 미뤄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민주당은 대한민국과 민주주의 가치, 국민 상식에 따라 당의 방침을 정할 것"이라며 체포동의안 처리를 시사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