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에너지행사인 '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WEC)가 4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WEC는 아시아에서는 3번째로 열리는데다 세계 에너지시장이 급격히 변하는 흐름 속에서 열리는 행사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른바 '에너지 올림픽'으로 불리는 대규모 행사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대구에서 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WEC는 대구경북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너지산업 지각변동
21세기 가장 중요한 화두는 '에너지'다. 현재 에너지 분야는 급격한 지각변동의 시기에 놓여 있다. 6년 전 이탈리아 로마총회 때만 해도 피크 오일(Peak Oil'세계 석유 생산이 정점을 찍고 줄기 시작하는 현상)이 가장 주요한 이슈였으나 2010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총회 때는 비전통 에너지원 개발로 인해 피크 오일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음이 밝혀졌다.
오늘날 에너지시장은 더욱 복잡하고 불확실해졌다. 불과 몇 년 전 세계의 주요 에너지 이슈는 원유 가격이었고 각국의 에너지 장관들은 이를 지켜보고 반응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었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많은 국가는 에너지정책 결정자를 총리 등 정부 수반으로 격상시키고 있다.
또한 에너지 시장의 축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시장의 무게 중심이 셰일가스 양산에 따라 중동에서 미국과 캐나다 중심의 서구로 옮겨지고 있고 신재생과 청정 에너지 부문은 서구에서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 세계에너지 지도가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2013 WEC 조직위원회 측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3국의 에너지 소비량이 세계 수요의 30%를 차지하고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2013 WEC를 한국에서 여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에너지 선점을 위한 호기
한국이 제22차 WEC의 개최국으로 선정된 것은 미래 에너지 개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아시아 에너지 시장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에 따른 결과라 볼 수 있다. 세계 인구의 65%가 밀집한 아시아 지역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와 탄소 저감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과 인도 등과 같은 회원국들이 한국을 개최지로 지지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은 이번 WEC 개최를 통해 여러 가지 유무형의 실익을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너지 각계의 리더가 모두 모여 중대한 변화를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중요한 행사를 주도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국제 원자력 거버넌스 부문에서 원전 기술 수출국으로서 한국정부의 리더십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LNG 개발 부문에서 석유와 가스 가격을 분리하여 미래 플랫폼을 마련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동북아시아 평화 전략을 에너지와 연관 지을 경우 WEC가 최적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더 나아가 WEC 이후에 세계에너지협의회 또는 WEC 한국위원회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지역이사회와 같은 회의를 열고 에너지 이슈에 대한 후속 논의를 이끌어갈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WEC를 통해 한국이 에너지 강국으로 자리 잡고 녹색 에너지 기술의 우수성을 보유한 나라로서 부각돼 한국의 국가적 위상이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WEC 조직위는 보고 있다.
◆대구 브랜드, 세계에 알린다
대구는 WEC 개최를 통해 2000년 초반부터 시작된 솔라시티 사업과 세계솔라시티총회, 그린에너지엑스포, 세계에너지경제학회 등 많은 에너지관련 노력들을 종합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대구는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갖추고 있는 도시로 세계에서 가장 큰 수소연료전지발전소(11.2MV)와 한국 최대의 타워형 태양력 발전소(200kW)를 보유하고 있다. WEC가 열리는 엑스코는 세계적인 그린 컨벤션 센터로 하나의 건물로는 가장 규모가 큰 122개의 태양광패널로 이루어져 있고 지열 냉난방 시스템과 태양열 온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WEC를 통해 솔라시티 대구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것.
대구의 도시 브랜드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도 된다. 대구 역사상 최대 규모의 VIP가 방문하는데다 WEC가 런던, 파리, 베를린, 워싱턴, 로마 등 글로벌 도시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대구의 브랜드는 높이는 데 이만한 행사가 없다는 것. 지역 업체들의 글로벌 마케팅 기회와 에너지 산업의 저변 확대도 기대된다. 세계 에너지 분야의 VIP와의 교류를 바탕으로 에너지 외교를 강화하고 국내 및 지역 업체의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되는 것은 물론, 에너지 신기술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우리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제품을 홍보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전시컨벤션산업과 의료 관광, 서비스산업 등 지역경제에 직'간접적 경제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숙박, 관광, 쇼핑 등 지역경제 활성화 시스템을 갖춰 대구시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의료관광 산업의 글로벌 상품화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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