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한국GM에서 '다마스'를 구입한 서모(54'경북 경산시) 씨는 지난달 변속기 고장으로 교통사고를 당했다. 변속기가 아무 이유 없이 작동하는 바람에 뒤따라오는 차량과 충돌한 것.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날 이후 서 씨는 운전대 잡기가 두렵다. 변속기 고장으로 인한 주행 중 사고가 벌써 두 번째이기 때문이다.
처음 변속기 고장으로 서비스센터를 찾은 때는 차량을 사고 3개월 후였다. 서 씨는 "새 차라서 변속기가 뻑뻑하게 작동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변속기가 완전히 움직이지 않아 결국 서비스센터를 찾아가 부품을 교체해야 했다"고 했다.
부품을 교환했지만 똑같은 현상은 되풀이됐다. 의약품 운송업을 하는 서 씨에게 차량은 생계수단과 마찬가지. 불안한 나머지 서 씨는 업체 측에 차량 교환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은 "부품을 한 번 더 교환해 보자"고 말해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했다. 그러나 부품을 교체하고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변속기 고장으로 교통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서 씨는 일주일 동안 일도 중단한 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그 이후로도 같은 고장은 반복됐고, 서 씨가 변속기 고장으로 변속기 교환'수리를 반복한 것은 모두 8차례. 결국 지난달 같은 이유로 교통사고가 또 발생했다. 서 씨는 "무서워서 차량을 몰 수가 없음에도 업체 측은 보증기간이 끝났으니 제품 교환 외에는 어렵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차량에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도 업체와 구두로 보상에 대해 협의를 할 경우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GM에 따르면 서 씨의 경우 변속기로 인한 잦은 차량 고장과 사고가 발생했지만 현재 새로운 차로 교환하는 것은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고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품질보증기간이 이미 끝났기 때문이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원동기 및 동력전달장치는 3년 이내 주행거리가 6만㎞ 이하인 차량에 대해 동일 하자로 인한 문제가 4회 이상 발생하면 차량 교환 또는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서 씨의 현재 차량 주행거리는 10만㎞가 넘는다. 이 때문에 서 씨는 잦은 고장에도 불구하고 차량 교체나 환급이 어렵다.
서 씨는 "지난해 품질보증기간 중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업체 측과 협의를 했을 때 한 번 더 부품 교환을 해보고 또 고장이 나면 신차로 교환하거나 환급을 하자고 협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품질보증기간이 끝난 현재 '무용지물'이 됐다. 구두로 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최남돌 대구시소비생활센터 주무관은 "업체와 보증기간이 끝난 후의 결함에 대해 별도로 특약을 맺을 경우 이를 증명할 만한 자료를 반드시 남겨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후 결함이 발생해도 특약대로 보상을 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GM 관계자는 "품질보증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교환은 어렵다. 다만 이전에도 고장이 여러 차례 발생했기 때문에 변속기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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