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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에어컨 고무 20년 한 우물, 세계가 인정…진영R&S

자동차 고무제품 전문기업인 진영R&S는 최근 기업 인수와 부지 매입 등 공격적인 투자로 재도약의 기회를 잡고 있다. 진영R&S 직원들이 자동차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자동차 고무제품 전문기업인 진영R&S는 최근 기업 인수와 부지 매입 등 공격적인 투자로 재도약의 기회를 잡고 있다. 진영R&S 직원들이 자동차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권혁전 대표
권혁전 대표

대구 성서산업단지의 ㈜진영R&S는 에어컨 공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이다. 자동차 고무부품을 생산하는 진영R&S는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글로벌 리더'다.

◆20년 외길인생

1990년 대구 북구에 '진영산업'으로 출발한 회사는 초기 자동차 고무부품을 만드는 고무원료를 판매했다. 5년 가까이 원료를 판매한 진영R&S는 고무 배합 기술에 뛰어들어 본격적으로 고무제품을 생산했다. 이후 2001년 현대자동차 2차 협력업체에 등록됐고 같은 해 달서구 파호동으로 이전하면서 자동차부품의 길을 걷게 됐다.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부품업체들과의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고무부품의 고급화 전략과 '한 우물 파기' 덕분이다. 진영R&S는 자동차, 산업용 고무제품(O-Ring, Gasket, Mount Rubber) 생산 전문업체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한 분야에만 몰두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많은 고무 부품 중 에어컨 쪽에 집중적으로 기술력을 키워왔다"며 "경쟁업체가 적은 '틈새'를 노린 덕분에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우물 파기는 해외시장 개척에도 변함이 없었다. 해외 자동차업체도 에어컨 분야의 고무제품을 공급한 것. 2005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현재의 진영R&S로 회사이름을 바꾼 뒤 수출에 집중,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모범중소기업상을 받고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됐다.

권혁전(사진) 대표는 "해외에서 서서히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20년 넘게 한 가지에 몰두한 덕분이다"며 "우리는 에어컨 공조 분야 고무제품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실제 에어컨의 오링(O-ring)의 경우 국내 80%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20년간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고무제품의 배합 방법(레시피)을 수도 없이 가지고 있기 때문. 자동차 고무(RUBBER) 제품들은 차량 내부에서 가스, 오일 등이 새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확성과 내구성이 필수다.

회사 관계자는 "에어컨에 들어가는 고무제품의 경우 발포를 막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기능성이 요구된다"며 "우리는 2006년 9월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수입산이 대부분이던 원재료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아이템도 연구해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술개발 덕분에 2008년 300만달러 수출탑을 쌓은 것은 물론 2009년 영국의 브레이크 분야 회사인 TRELLEBORG의 협력회사에 등록되는 등 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다.

현재 회사는 해외 8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것은 물론 수출 비중이 28%를 차지해 내수와 수출의 균형도 맞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규 사업 진출

진영R&S는 그동안 회사 기술연구소의 능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자동화 시스템을 확대해 인건비 절감과 함께 효율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해 냈다. 특히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고 불량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주요 제품인 오링의 불량을 자동으로 검사하는 설비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갖추는 등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권 대표는 "자동검사기는 아마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할 것이다"며 "검사기를 통해 무게와 두께, 표면 등에서 불량을 자동으로 걸러낸 뒤 포장까지 일괄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링 자동검사기기는 정확하게 제품을 선별하고 신속하게 분류해 제품의 납기일을 단축시켜 국내외 거래업체로부터 큰 신뢰를 얻는 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또 모든 공정의 연계 전산화를 일궈내 체계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불량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권 대표는 "생산 시스템이 100% 전산화돼 있어 원재료에서부터 배합 등 모든 과정을 바코드화했다. 이 때문에 불량이 발생할 경우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역추적할 수 있다"며 "이러한 시스템이 일본에까지 알려져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를 더욱 보강하기 위한 신뢰성 실험실도 보유해 제품의 강도에서부터 다양한 실험으로 일정한 품질을 올리고 있다.

진영R&S는 이 같은 시스템을 바탕으로 최근 회사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우선 이달 외지의 전자부품 관련 기술을 가진 회사를 인수했다. 권 대표는 "EMI/EMC(전자파 장해 및 내성) 기술을 가진 회사를 인수했다"며 "첨단으로 나아가는 자동차 산업에서 전자파를 막는 고무제품을 연구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부품뿐 아니라 기술을 접목시켜 다양한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전자파 차단용 고무제품도 새로운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는 만큼 부품업체들이 늘어났고 경쟁이 증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계속적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

또 회사는 지난달 말 성서산단 내 기업 '미리넷솔라'도 인수했다. 강화유리 생산업체인 BST와 컨소시엄으로 인수전에 나선 진영R&S는 7만6천㎡(2만3천 평) 중 제2공장을 포함한 3만9천여㎡(1만2천 평)을 235억원에 인수했다. 권 대표는 "최근 해외 자동차업체로부터 신규 사업을 따내는 등 생산 설비 증축이 필요한 시점이 돼 부지를 사들였다"며 "올해 안에 2만3천100㎡(7천 평) 규모의 새 건물을 지어 내년부터 추가 양산을 위한 설비를 갖추는 것은 물론 외지 인수기업의 설비도 옮겨 새 아이템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아이템의 다양화와 수출시장 확대 등 두 가지를 모두 노릴 계획이다. 권 대표는 "자동차 부품 하나만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지만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고무제품 분야 기술력에 전자분야 기술도 꾸준히 연구해 '고무제품'의 선두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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