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경환이 풀까?…김한길 노숙 천막 깜짝 방문

"대통령 귀국 후 대화 물꼬" 김 대표 "우리 요구 직언을"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5일 저녁 예고도 없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노숙투쟁 중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불쑥 찾았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한 이번 방문은 일정에도 없는 일이었다고 최 원내대표 측은 전했다.

최 원내대표를 수행해 민주당 천막당사에 다녀온 한 측근은 "저녁식사를 마친 뒤 서울시청 앞 민주당 천막당사로 가자고 하는 등 갑자기 일정이 잡혔다"면서 "최 원내대표께서 국회를 어떻게든 정상화해보려는 절박한 마음에서 방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최 원내대표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언급하면서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대통령 귀국 이후에는 물꼬가 트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한 이후 이뤄진 김 대표와의 한밤 회동이어서 꼬인 정국을 풀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김 대표와 30분가량 정국 정상화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원내대표는 "통 큰 결단으로 국회로 오셔야 한다"고 김 대표에게 정국 정상화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해외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김 대표는 "우리가 이미 (장외로) 나온 이상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등에 대한 부분을 그냥 덮겠다고 하면서 들어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요구 사항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갖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 직언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내대표는 "나도 예스맨만은 아니다. 박 대통령에게 이런 상황을 잘 이야기하고 있다"며 "어떻게든 빨리 협의해 정상화해야 할 것 아니냐, 서로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양보해서 풀어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 귀국 직후 귀국보고회 형식으로 김 대표를 포함한 3자 회동을 통해 정국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최 원내대표가 이날 김 대표를 전격 방문해 정기국회 정상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사전에 청와대와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지역 한 정치권 인사는 "이석기 사태에서 민주당을 체포동의안 표결 현장으로 이끌어낸 최 원내대표가 이번에도 장기 야외투쟁 중인 민주당을 원내로 불러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면서 "최근 새누리당 권력구도가 김무성 의원 쪽으로 쏠리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데, 최 원내대표가 정국 정상화 등을 통한 리더십 발휘로 대구경북의 세를 다시금 형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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