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이비부머 행복 재테크] 미혼자녀 2명 둔 퇴직 50대, 여윳돈 3억 어떻게…

3천만원 정기예탁금 '목돈'…나머지는 채권 투자

대기업에 다니다 지난해 퇴직한 이모(57) 씨는 비교적 노후 준비를 잘한 경우에 해당된다. 이 씨는 평균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국민연금만으로는 효과적인 노후를 설계할 수 없다고 판단, 일찌감치 개인연금을 들어 두었다. 그 덕분에 퇴직 후에도 이 씨의 생활은 안정되어 있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합해 매월 300만원 정도를 받고 있어 생활비 걱정은 없다.

하지만 퇴직금으로 받은 3억원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퇴직 후 이 씨는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기 위해 친구와 지인들에게 의견을 구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이 씨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해 재무상담클리닉센터를 찾았다.

Q: 현재 28세 된 아들과 26세 된 딸을 두고 있다. 목돈 3억원을 잘 굴려 두 자녀 결혼자금으로 사용하고 남은 돈은 비상금으로 갖고 있으려 한다. 그런데 저금리 영향으로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기가 어렵다. 증시도 변동성이 커져 주식 투자도 겁이 난다. 뾰족한 수가 없어 은행에 돈을 넣어 둔 상태다. 3억원이 사실상 전 재산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를 원한다. 안전하면서 은행 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으면 만족한다.

◆노후자금은 안전투자가 우선

이 씨는 한때 공격적인 투자가였다.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여러 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했다. 2007년 중국펀드를 시작으로 물펀드, 일본펀드, 브릭스펀드, 그리고 금융위기 이후 자문형랩에서 ELS(주가연계증권)까지 다양한 상품에 투자를 했지만 재미는 보지 못했다. 개인이 파생상품에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퇴직 후 이 씨는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많이 낮췄다. 이 씨가 가진 자금의 성격을 고려하면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메우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소득이 없어진 지금 공격적인 투자로 손실을 입으면 노후 생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이 씨는 은행 금리보다 1~2% 정도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를 찾고 있다. 이 씨가 가진 자금의 성격과 투자 목표를 감안하면 주식 관련 투자상품은 배제하고 채권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이 씨는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한 경우에 대비, 3억원에서 3천만원 떼내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등에 정기예탁금으로 넣어 두는 것이 좋다. 금리가 은행예금보다 조금 높고 3천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비상금 운용방법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2억7천만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채권 포트폴리오를 짜서 운용해야 한다. 5천만원은 잔존 만기가 2년 안팎인 채권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현재 신용등급 A- 이상인 채권의 수익률은 연 3.5% 정도다. 그리고 최근 금융기관에서 발행하고 있는 후순위채권에 5천만원을 투자하면 연 4% 정도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또 채권투자만으로 이 씨가 원하는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채권형펀드에 5천만원, 단기하이일드채권형펀드에 5천만원, 그리고 인컴펀드(income fund)에 7천만원을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정성과 수익성 겸비한 후순위채권

은행의 자본 확충 수단인 후순위채권이 저금리 상황과 맞물리면서 고금리 금융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은행들의 후순위채권 발행조건을 살펴보면 6년 만기에 금리는 연 4%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은행에서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일반기업의 회사채에 비해 신용등급이 높고 금리도 일반 은행채보다 높다.

후순위채권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절세를 꼽을 수 있다. 후순위채권을 3년 이상 보유하면 분리과세가 가능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인 경우 유리하다. 다만 후순위채권은 예금자보호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도산할 경우 다른 채권자보다 후순위로 변제받게 되므로 발행 금융기관의 신용도를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주식형펀드보다 변동성 낮은 인컴펀드

인컴펀드는 채권이나 고배당주 등에 투자해 이자, 배당 등의 수익을 올리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주식형펀드에 비해 변동성이 낮은 것이 특징. 또 은행 금융상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이 씨와 같은 투자목적을 가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출시된 인컴펀드는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등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주를 이루는 것은 해외 혼합형이다. 해외 채권, 고배당주, 부동산 등에 분산투자하는 해외 혼합형이 전체 설정액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컴펀드에 투자할 때는 운용사의 능력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 인컴펀드가 국내 펀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인컴펀드가 이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셈이어서 운용사의 운용 능력을 따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인컴펀드가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안정적이라고 해도 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인 만큼 운용사의 능력은 인컴펀드를 고르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기 채권투자 괜찮을까?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은 상승하고 금리가 상승하며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따라서 금리와 채권 투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채권가격 하락으로 채권투자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개별채권의 경우 만기까지 보유하면 금리변동으로 인한 채권가격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 씨는 5천만원을 개별채권에 투자한 후 만기까지 보유하다 다른 채권으로 갈아타면 된다. 후순위채권 또한 만기까지 보유하면 된다.

그리고 채권형펀드의 경우 금리 인상에 대비해 잔존만기가 긴 장기채 대신 잔존만기가 짧은 단기채를 매입하면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잔존만기가 짧은 채권은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가격 변동폭이 적기 때문이다.

하이일드채권형펀드의 경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양적완화 축소로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하게 되어 수익률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미국 경기의 회복을 의미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투자를 해볼 만하다.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인해 국채금리가 상승할 경우 하이일드채권은 신용시장의 회복으로 수익률 스프레드(위험 프리미엄)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으며 스프레드 하락으로 인한 채권가격 상승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가격 하락의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에 대비해 만기가 짧은 하이일드채권에 주로 투자할 경우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해외에 투자하는 단기 하이일드채권은 펀드 내에서 환헤지를 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료=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정리=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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