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중간평가

다국적 관객 열띤 호응…500만명 관람 가시권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 이스탄불을 한국 문화로 물들이고 있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개막 10일째인 9일(현지시간) 누적관객 200만 명을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개막 5일 만에 누적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한 여세를 몰아 200만 명도 가볍게 통과한 것이다.

조직위는 이런 추세라면 행사기간인 23일간 당초 목표관람객 250만 명을 무난히 달성하고 400만~500만 명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단 중간평가로 관객동원(관심도)에서는 무난히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이스탄불-경주엑스포의 주 무대는 비잔틴제국 최고 걸작으로 이스탄불 역사를 대변하는 '아야 소피아 박물관'과 터키를 대표하는 사원인 '블루모스크', 오스만제국 술탄들의 거처인 '톱카프 궁전'에 둘러싸여 있다.

경북과 23개 시'군의 다양한 콘텐츠들로 구성돼 세계 관광객들을 사로잡은 부분도 있지만, 이스탄불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들르는 곳이라 유동인구 덕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 관심을 불러온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엑스포의 가장 큰 성과는 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실크로드 출발과 종착지가 경주'라고 천명한 것이다.

여기다 세계수도문화연구회와 경주대학교 지역발전연구원이 공동으로 마련한 '동서 고대 수도문화의 만남과 융합발전'이란 주제의 '세계수도문화연구회 국제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경주 시종착 이론을 정립시켰다. 터키 이스탄불 마티스호텔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중국 상하이 화동사범대 역사학과 리 레이 교수가 '중국 시안 문화의 역사고찰과 동서 실크로드 전망'이란 주제를 통해 "아라비아어로 된 고대문서에서 '신라를 세계의 끝'으로 간주했다. 유럽에서 중국을 통해 신라로 이어지는 육로와 초원길, 해상 무역로를 통한 실크로드는 모두 경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박방룡 박사(전 국립부여박물관장)는 "신라 무덤에서 나온 유리그릇과 무덤을 지키는 일부 석상 가운데 유럽인의 형상은 경주에 서양인들이 일부 살았고, 동서양 교류의 흔적"이라고 했다.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조직위원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그동안 일부 국가의 무관심으로 실크로드의 출발지가 시안으로 알려졌지만, 터키의 최고 실력자인 에르도안 총리가 경주를 실크로드 출발지로 공식 인정함으로써 이번 엑스포가 '문화 수출 1호'의 기념비적인 사실과 함께 최대의 수확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엑스포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급 문화콘텐츠들로 구성해 세계인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는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한복 입어보기, 전통매듭 공예, 전통문양 탁본, 한글이름 서예, 신라금관 만들기, 솟대 만들기 등을 직접 해 볼 수 있는 한국 전통문화 체험장과 19개국의 민속 특산품을 전시 판매하는 실크로드 바자르에는 하루 종일 손님들로 만원이다. 한국문화관은 한국의 찬란한 전통문화와 IT강국의 면모를 동시에 보여준다.

양국의 문학과 예술 교류도 활발하다. 4, 5일 이틀간 이스탄불 미마르시난 예술대학교에서 열린 '한'터 문학심포지엄'에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이문열 씨, 한국 문단의 거목 최동호 시인, 동리목월문화관 장윤익 관장, 터키 노벨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의 전담 번역자 이난아 박사 등 저명작가와 학자 등 양국의 저명한 소설가, 시인, 평론가, 번역가 등이 대거 참가해 큰 관심을 유도했다.

이스탄불시 문화부서 수장인 압둘라만 쉔 문화사회실장은 "양국 학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고, 양국 문학 심포지엄을 내년 경주에서 개최하는 등 매년 양국에서 번갈아 개최하는 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한국과 터키 양국이 문학 교류 정례화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의 또 다른 수확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이스탄불에서 '먹의 향기, 이스탄불을 담다'란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는 한국화 대가 박대성 화백이 터키 미술계와 언론의 극찬을 받고 있다. 박 화백의 먹 그림은 터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이색적인 것으로, 시각적 체험의 색다른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