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에서 23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폐막한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3'은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세계 40개국이 참가한 '지구촌 문화축제'로 누적 관람객 수가 47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성황을 이루며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도 크게 확대됐고, 실크로드의 시작점이 경주임을 세계에 알린 점도 성과로 꼽힌다.
◆국가 브랜드 가치 높여
이번 엑스포는 지방 정부가 주도해 국제무대에 진출한 최초의 행사다. 기획단계에서는 '무모하다'는 우려가 컸다. 인구 1천500만 명의 이스탄불시는 세계적 대도시가 인구 30만 명에도 못 미치는 경주와 함께 행사를 치르는 데 대해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또 행사를 앞두고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등 안전상의 문제도 대두했다.
그러나 행사 시작과 함께 분위기는 반전됐다. 대한민국의 뿌리와 문화 원형을 담은 문화콘텐츠가 기존 한류와 만나면서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냈다. 개막 5일 만에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했고, 개막 13일 만에 당초 목표였던 250만 명을 훌쩍 넘기며 세계인을 사로잡았다. 지휘자 박범훈, 명창 안숙선, 영화감독 김기덕, 한복디자이너 이영희, 작가 이문열, 화가 박대성 등 국내 거물급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대거 참가해 우리 문화의 진수를 선보였다. 터키에서 처음 열린 K-POP 콘서트에는 터키뿐만 아니라 이란, 불가리아, 그리스 등 유럽에서 한류 팬 9천여 명이 몰려들기도 했다.
한국과 경북도, 경주시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경북도와 경주시를 소개하는 홍보관에는 90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 엑스포를 계기로 한국과 경주 방문 욕구도 커졌다. 조직위가 엑스포 관람객 4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관람 전에 비해 한국이나 경주 방문을 희망하는 비율이 18.2%포인트가 높아졌다.
경제 분야의 교류도 확대됐다. 터키 최초로 한국상품이 단독전시된 한국상품전에는 한국 중소'중견기업 99개사와 터키 최대의 가전업체 아르첼릭 등 250여 개사가 참여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번 엑스포의 직'간접적 생산유발효과는 3천45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천540억원, 고용유발효과는 6천4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크로드 시작점은 경주"
실크로드의 출발지가 경주라는 점을 국제적으로 공인받기 시작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경주는 실크로드의 시작점이고 이스탄불은 실크로드의 끝 지점"이라며 "두 도시는 동쪽과 서쪽의 문화를 받아들여 새로운 실크로드를 재창조했다"고 선언했다. 국제 심포지엄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들이 나왔다. 리 레이 중국 상하이 화동사범대 역사학과 교수는 "아라비아어로 된 고대문서에서 신라를 세계의 끝으로 간주했다"며 "유럽에서 중국을 통해 신라로 이어지는 육로와 초원길, 해상 무역로를 통한 실크로드는 모두 경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한 경북도와 이스탄불은 '포스트 이스탄불-경주엑스포'를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 양국은 정기 교류 행사를 여는 한편, 실크로드상의 국가들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문화스포츠 분야에는 한국공원 조성과 세계문화엑스포 기념관 건립, 스포츠 교류 활성화 등이 추진된다. 산업통상 분야에서는 무역투자협력위원회를 설치, 농업정책 및 기술교류 협력 사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상호 주재원을 파견하고 대학 간 자매결연과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인적 교류 방안도 논의 중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양국은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역량을 바탕으로 정치, 경제, 외교 등 모든 방면에서 희망의 새 시대를 활짝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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