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1회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역사·안보의식 키우는 교육의 장으로"

경북도-칠곡군, 전 세계 '평화 메시지' 전달

경상북도와 칠곡군이 개최한 '제1회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은 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참가자들에게는 역사 인식과 안보의식을 키우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축전은 6'25전쟁과 호국을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평화축전으로 전쟁과 평화를 체감해볼 수 있는 24개의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과 23개 문화행사 등이 운영됐다. '호국과 평화'라는 무거운 주제에다 첫 행사임에도 15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성과를 거뒀다.

◆낙동강을 배경으로 호국 의미 되새겨

이번 대축전에서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낙동강지구 전투를 재현한 낙동강지구 전승기념행사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칠곡군 왜관읍 시가지와 석적읍 낙동강 둔치 일대에서 진행된 이 행사에는 6'25 참전용사와 한'미 장병, 시민 1만9천여 명이 참석했다. 낙동강지구 전투는 6'25전쟁의 전환점이 된 가장 중요한 전투였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전 장병들이 구국의 일념으로 목숨을 바친 최후의 방어선이었다. 이번 재현 행사는 1950년 8, 9월 마산-왜관-영천-포항 일대에서 북한군 14개 사단의 총공세를 죽음으로 막아내 전쟁의 흐름을 바꾼 낙동강지구 전투를 국군과 인민군으로 만난 형제를 모티브로 한 실경 드라마 형식으로 재현해 의미를 더했다.

'생명의 낙동강, 호국의 칠곡, 평화의 힘찬 발걸음'을 주제로 열린 '낙동강 호국길 자전거 대행진'은 칠곡군이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호국역사 자원과 친환경 녹색교통의 상징인 낙동강 자전거길을 결합해 재미와 의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호국의 다리를 건너면 낙동강 도하 전투현장인 369고지와 미군 포로 45명이 처참하게 집단학살당한 자고산 303고지, 고지의 주인이 15번이나 바뀐 328고지, 하루 동안 폭격기 98대가 동원돼 폭탄 960t이 투하된 융단폭격지 등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전적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코스가 이어져 안보의 소중함을 되새긴다는 호평을 받았다.

◆다양한 문화'치유 프로그램도 각광

칠곡이 낳은 국악 교육의 대모인 향사 박귀희 명창의 추모 공연도 환호를 끌어냈다. 이번 공연에는 향사 박귀희 명창 기념사업회 공동위원장인 김덕수'안숙선 씨를 비롯해 김영임'장사익 씨 등 국내 최고의 국악 명인 200여 명과 채향순 무용단, 이용탁 지휘자가 이끄는 관현악단이 무대에 올라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번 대축전을 계기로 향사 박귀희 명창의 추모 공연이 칠곡군의 전통문화예술 사업으로 정착돼 전통문화예술사업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같은 날 향사 박귀희 명창의 업적을 기리고, 가야금 병창의 저변확대를 위해 열린 '제2회 칠곡 향사 가야금 병창 전국대회'에는 전국에서 87개 팀 200여 명이 참가해 가야금 병창 부문의 등용문 역할도 톡톡히 했다.

대축전의 연계행사로 마련된 원예치료박람회는 치유와 힐링의 공간이라는 주제에 충실했다는 평을 들었다. 대축전 기간 내내 열린 박람회는 관람객들에게 원예치료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과 특강의 기회를 제공해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원예치료를 알리고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박람회는 주제관과 원예치료홍보학습관, 원예치료전시 및 오감만족 체험관, 교육장 등으로 구성돼 다채로운 원예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원예치료전시 및 오감만족 체험관에서는 식물표본 화훼장식과 천연염색, 압화 등 다양한 원예체험행사를 열어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또 미니어처를 활용한 '나만의 미니어처 정원'과 지역 농산물로 만든 차를 시음하는 힐링카페, 편백나무 가구로 만든 원예치료 휴식공간인 '아동도서 힐링북카페' 등도 관람객들에게 휴식과 치유의 공간을 제공했다. 국내외 전문가가 참가한 칠곡군 원예치료 국제심포지엄은 칠곡군이 원예치료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전 세계에 전한 평화 메시지

낙동강 전투의 희생된 원혼을 달래고 평화를 기원한 낙동강세계평화문학 대향연에서는 이매방류 살풀이춤 이수자인 강수향 승무 전수자가 살풀이춤과 태평무 공연으로 전쟁으로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고 칠곡군의 번영과 우리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했다. 또 대학생 세계평화콘퍼런스를 통해 작성된 칠곡평화선언문을 주한대사부인회, 미국참전용사와 세계 각국 대학생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발표해 지구촌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밖에도 6'25 참전국 주한대사부인회 합창 및 소장품 경매와 전후세대를 위한 평화놀이교실, DMZ 철책 전시, 6'25 참전국 문화관 등은 지구촌 화합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또 왜관철교 폭파, 지게부대, 야전 병원 등 국내에는 흔치 않은 다크투어리즘(역사교훈여행)을 도입해 새로운 형태의 축제를 선보였다.

이번 대축전은 한국전쟁을 상징하는 숫자인 625명의 내'외국인이 참가한 '세계평화 대합창'을 끝으로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체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대학생과 중'고교생 등 자발적으로 참가한 학생들이어서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려는 이번 대축전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추진위원회(위원장 장인희)는 누적 관람객 수가 당초 목표였던 10만 명을 크게 넘은 1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장인희 추진위 위원장은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호국과 평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국전쟁 참전국과의 문화교류 및 우호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대축전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주제와 구성을 내세워 성공을 거뒀다"며 "잘된 부분은 확대하고, 잘못된 점은 개선해 더욱 알차고 신뢰받는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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