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가 진화하고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와 BMS 등 첨단 장비가 속속 장착되면서 승객 편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승객과의 소통을 통해 즉각 변신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스 준공영제 실시 이후 무료 환승 등 시민 편의에 초점을 맞춰 거듭된 진화와 변신은 이용객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버스가 똑똑해지자 시민 소통이 가능해졌고 그 결과 애정이 더 깊어진 셈이다.
◆시내버스에 달린 뇌
2006년 준공영제 도입 이후 가장 많이 바뀐 것 중 하나는 시내버스의 능력이다. 시내버스에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BMS(Bus Management System, 버스운행 관리시스템)가 구축되면서 승객의 이용이 한결 수월해졌고 최근에는 블랙박스 역할을 하는 기록장치인 DTG(Digital Tacograph, 디지털운행기록계)가 장착되면서 대구 시내버스는 일대 변신을 하게 됐다.
우선 똑똑한 시내버스라는 평의 일등공신은 BMS다. BMS 구축으로 대구시내 833개 버스정류소 안내기에서 버스운행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버스 도착 예정 시간, 현재 위치, 저상버스 정보 등을 볼 수 있다. 차량 내부에서도 LED형 승객용 안내기가 설치돼 버스가 지나는 주요 경유지 정보를 주고 있다.
BMS 덕분에 분실물 찾기도 수월해졌다. 어디까지나 다른 승객이 분실물을 가져가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다. BMS 구축 전에는 버스에서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차량번호을 알아야만 분실물을 찾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승차시간과 승차한 정류장 또는 하차시간과 하차한 정류장만 알아도 분실물을 찾을 수 있다. 차량이력 조회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설치한 디지털운행기록계, DTG는 더 똑똑해진 시내버스를 기대하게 만든다. DTG는 운전기사의 급출발, 과속, 난폭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운행기록 관리 장치다. 그러나 차량용 블랙박스라는 별칭처럼 사고가 일어나면 정밀한 운행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고 증거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정기적으로 운전기사의 운전 성향을 분석해 시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사전 예방교육이 가능하다.
◆시내버스에 달린 눈
버스 안의 눈 역할을 하는 CCTV의 활약상도 적잖다. 2007년 12월부터 설치된 CCTV는 대구 시내버스 1천658대 전체에 장착돼 있다. 버스 탑승 방향 1곳 등 총 4곳에 설치된 CCTV의 애초 설치 목적은 운전기사들의 행동 감시와 연관이 있었다. 설치 초창기만 해도 운전기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본다는 불만이 컸다.
그러나 지금은 운송수입금 관리 투명화라는 애초 목적 달성은 물론 부가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우선 운전자의 서비스 개선을 유도한 것은 물론 각종 사건 사고의 증거물로 승객과 운전자의 권익 보호와 시간적 낭비요인을 제거했다. 경찰에서도 도움을 요청한다. 올 들어 8월까지 경찰에 제공한 자료만 179건, 지난해에는 총 307건을 제공했다.
2009년 설치된 불법 주정차 단속카메라도 맹활약 중이다(표 참조). 버스 지붕 앞쪽에 정면의 도로와 인도쪽을 촬영하는 카메라 2대가 장착돼 버스전용차로 내 불법 주정차는 물론 인도 위의 불법 주차까지 단속하고 있다. 애초 5개 노선에 설치됐던 단속카메라는 단속 효과가 커지면서 현재 10개 노선(급행2번, 급행3번, 410번, 410-1번, 425번, 509번, 618번, 750번, 순환3번, 순환3-1번), 20대의 시내버스에 설치돼 있다.
◆시내버스의 소통
대구 시내버스는 이제 승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시내버스와 승객의 소통은 전국 최초로 시작된 시내버스 모니터단 운영에서 출발한다.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사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시내버스 모니터단은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로 구성돼 있다. 노선별로 2, 3명씩 전담 모니터가 지정돼 매년 300명이 활동하고 있다. 매일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서비스 전반을 모니터링해 결과를 관련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다. 모니터링 내용에 따라 운행 개선 등 시정조치가 뒤따른다. 특히 잘된 부분에 대해서는 시내버스업체 서비스평가에 반영하고 친절기사 발굴 등 당근을 주고 있다. 어디까지나 시민들과 소통하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맞춤노선'의 탄생도 적극적인 소통 덕분이다. 배차 간격이 긴 곳에 버스를 추가 투입해 배차 간격을 줄이는 '맞춤노선'은 2007년부터 시작돼 현재 11개 노선이 운행 중이다. 휴일날 등산이나 사찰 방문 등 팔공산을 찾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팔공산 순환도로를 운행하는 맞춤노선을 비롯해 동구 능성동 예비군 훈령장 이용객들을 위한 노선 등이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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