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지난달 23일 한화 이글스를 꺾고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삼성은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후 2009년 잠깐 맥이 끊긴 가을야구를 2010년부터 다시 4년 연속 이어가게 됐다.
삼성에게 가을야구는 익숙한 일이고, 팬들도 삼성이 가을에 야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프로야구 출범 후 올해까지 여러 번 포스트시즌 방식이 바뀌었지만 삼성은 5차례를 빼고는 모두 시즌이 끝난 뒤 열리는 가을야구에 참가했고, 그 횟수는 27차례에 이르고 있다.
포스트시즌 제도 변천사와 함께 삼성의 진출사를 들여다보자.
1982년 6개 팀으로 출발한 프로야구는 1984년까지 단출한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이 기간에 포스트시즌은 전기리그 우승팀과 후기 우승팀이 '왕중왕'을 가리는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가 전부였다. 삼성은 82년 후기 우승, 84년에는 전기 우승팀 자격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이 간단했던 방식은 84년 삼성의 져주기 사건이 불거지며 바뀌었다. 85년부터 전기리그 1위 팀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후기리그 1위 팀과 통합승률 1위 팀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피언을 가리는 제도로 변경됐으나 이 제도는 그해 삼성이 전기리그와 후기리그 1위를 휩쓸면서 한 차례도 적용되지 못한 채 사라졌다.
한국시리즈가 무산되자 한국야구위원회는 서둘러 보완장치를 마련했다. 그래서 86년부터는 전'후기 모두 2위 안에 들 경우 한국시리즈 직행, 한 번만 들 경우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도록 포스트시즌 제도를 바꿨다. 88년까지 적용된 이 제도 속에서도 삼성은 세 차례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이 지금의 계단식 방식을 끌어들인 건 89년부터다. 전-후기리그가 폐지되고 단일시즌제가 도입돼 포스트시즌은 4위 팀과 3위 팀이 만나는 3전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 2위 팀과 준플레이오프 승자가 치르는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 그리고 1위 팀과 플레이오프 승자가 맞붙는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 제도 역시 승률 5할 아래의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르고, 4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게 합리적이냐는 지적이 흘러나왔고, 결국엔 95년 3,4위 팀 간 승차가 3.5경기 이상일 경우 준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는다는 규정이 도입됐다. 이에 따라 95년 준플레이오프가 무산됐고 이 규정 또한 99년과 2000년 드림리그와 매직리그로 나뉘어 크로스 토너먼트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이 바뀌면서 사라졌다. 그러나 이 역시 플레이오프가 동시에 열려 팬들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2000년에는 드림리그 3위 삼성이 매직리그 1, 2위 팀보다 승률이 높은 기현상이 발생, 포스트시즌 제도는 2001년부터 다시 계단식 시스템으로 변경됐다.
준플레이오프 경기 수는 조금씩 바뀌었다. 3전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는 2005년 한차례 5전3선승제로 치러진 뒤, 2008년부터 5전3선승제로 정착됐다. 2008년에는 플레이오프를 7전4선승제로 치렀다가 현장의 반발로 다시 5전3선승제로 환원됐다.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던 삼성은 포스트시즌의 단골손님이 됐다. 전'후기 방식 때는 83년을 제외하고 모두 가을야구에 나섰고, 계단식 시스템이 최초 도입된 89년부터 드림-매직리그 전인 98년까지 94년과 95년, 96년을 빼고는 10번 중 7번 참가했다. 드림-매직리그가 적용된 99년과 2000년에도 성실하게 가을야구에 출석한 삼성은 그 후에는 2009년 단 한 번을 빼고 지금까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97년부터 2008년까지는 12년 연속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하며 명문구단의 입지를 다졌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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