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일본 직수입 팩이 중금속 크롬 덩어리라니

고가의 일본 수입 화장품이 중금속인 크롬 덩어리인 걸로 밝혀졌다. YTN이 이 화장품을 수거, 2개의 국내 전문 기관에 직접 분석한 결과여서 더 충격적이다. 바르는 화장품에 절대 들어가면 안 될 크롬이 미량이 아니라 대거 들어 있는데도 통관을 거쳐 수입이 허가되고, 소비자들에게 유통되었으며, 고가(개당 약 30만 원)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효능을 지닌 팩으로 둔갑했다.

강남과 분당 일대에서 '성형 화장품'으로 불리며 입소문을 탔던 문제의 팩은 자석의 원리를 이용해서 떼어내는 방법을 채택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일명 '자석팩'이다. 여성들에게 인기몰이를 했던 이 팩은 지난 2006년 우리나라와 중국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일본산 '중금속 크림'에서 나온 크롬양보다 무려 900배나 더 많은 크롬이 들어 있다. 팩 1개당 무려 173┸, 190┸의 크롬이 검출됐다.

일본 제품은 안전하다고 믿던 소비자들은 또 허를 찔렸다. 사실이라면 일본의 이 화장품 제조업체는 한국 소비자들을 기망했으며, 수입'유통업체는 돈벌이에 급급해서 소비자들의 안전에 눈감은 양심 불량업자이며, 수입 여부를 결정짓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에 대비해서 철저하게 안전을 담보하는 능력 부재 내지는 직무 유기를 했다고 봐도 과장이 아니다.

식약처는 지난 4월 개정된 화장품 안전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통해 "고농도 크롬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되면 과민성 피부염과 습진을 유발하며, 피부에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며 절대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는지 철저한 조사와 대응책 마련 그리고 통관 절차나 제품 분석 과정에서 허술한 점을 다잡아 다시는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한다. 관계자에게는 중징계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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