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 재산 물려주는게 아니라, 기술·고용 안정에 무게둬야"

강상훈 한국가업승계협의회 회장

"가업승계 지원책은 '기술'을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강상훈(동양종합식품주식회사 대표)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회장은 가업상속공제혜택은 '기업 경영권' 유지와 기업의 '기술'이 계속적으로 승계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해야 기업이 존속할 수 있다는 것. 그는 "기업 경영과 관련한 자산을 안정적으로 물려받아 기업을 살리면 계속해서 고용이 유지되고 법인세도 부과돼 국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물론 경영과 관련이 없는 재산에 대한 상속은 당연히 세금이 부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권과 개인 재산을 한꺼번에 포괄해 적용하는 현재의 공제혜택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회사를 일정 기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제한 공제가 돼야 지속적인 투자와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향으로 바뀌어야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중견기업이 될 수 있고 '기술'을 가진 글로벌 장수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 자원이 부족하고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가 '기술'을 가지려면 수십년 간 기업이 존속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기술 하나만으로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는 중견기업들이 국내에 많다"며 "이들 회사를 노리는 외국기업들도 상당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만약 한 글로벌 중견기업이 가업승계를 하는 과정에서 경영을 위해 넘긴 지분에 대해 상속세를 내라고 한다면 지분 일부를 팔아야 할 상황이 올 것이다"며 "알짜 기업에 대해 눈독 들이는 제3의 자본이 넘어오면 우리는 성장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잃게 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고 가업승계에 대한 불편함을 없애는 쪽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만족할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지금의 제도를 살펴보면 전제조건을 너무나 많이 만들어놨다"며 "가업을 승계해 제대로 운영한다면 상속세를 면제해준다는 핵심적인 원칙이 올바르게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2세들의 자세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가업을 이어받으려는 2세들이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경영 승계에 나서야 한다는 것. 그는 "아버지 덕분에 고학력으로 고액연봉의 전문직에 종사하는 2세들이 많다. 이들은 골치 아프게 경영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가업승계 지원책에는 이러한 2세들의 경영 인식, 기업 정신 등에 대한 프로그램도 있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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