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물이 흘러야 힐링되는 대구

분지 대구가 물을 끌어들이면서 친수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2006년 이후 2천900억 원을 투입한 대구 지방하천 생태 복원 사업은 도시화로 냄새를 풍기며 말라붙은 채 외면받던 대구 시내 26개 도심 하천에 생태 복원이란 친환경적 옷을 입혀 주변을 정비하고 물길을 끌어왔다.

대구시와 수성구청은 지하 관로를 통해 흘러들어온 하루 3만 3천여t의 물을 수성못을 거쳐 범어천(두산오거리~어린이회관 1.6㎞)을 달려 신천과 만나 금호강으로 흘러들게 만들었다. 두산오거리 쪽에서는 시민들이 도심 하천에 직접 내려가서 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친수 공간과 수변 식물을 관찰하거나 쉴 수 있는 출입구도 만든다. 간선도로 한복판, 대구도시철 3호선과 선로를 같이하는 범어천은 위치상 시민이 드나들기에 위험한 요소가 없지 않다. 그런 점을 감안하여 우선 범어천 4.3㎞ 가운데 이번에 샛강으로 복원되는 1.6㎞ 중 두산오거리 방면의 300m 구간만 시민 출입 지역으로 꾸며진다. 아쉽지만, 안전성과 쾌적성을 테스트한 뒤 여러 곳에서 시민 접근이 자유롭도록 해야 샛강으로서의 만족도가 높아지게 된다.

달서구 대명천 역시 물이 흐르는 도심 하천으로 탈바꿈한다. 내년 상반기 착공될 대명천 사업은 강정취수장에서 낙동강 원수를 취수해서 두류정수장 지하 관로를 통해 대명천 미복개 구간 3.8㎞를 흐른다. 동구 동화천, 달성군 금포천, 수성구 욱수천, 달성군 하빈천, 동구 율하천도 순조롭다. 대구 지방하천 생태 복원 사업의 성공 여부는 친환경적으로 단장하고 있는 이들 하천에 대한 주민들의 접근성을 얼마나 높여주느냐이다. 화(火)가 많은 도시 대구는, 풍수지리적으로는 배가 달리는 모양인 주선형(走船形)이다. 물이 흐르는 도시 대구, 생각만으로도 청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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