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통기타 공연봉사를 하면 시민들이 아주 좋아해요. 경찰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을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1일 대구 수성구 수성1가 인제요양원. 감미로운 통기타 선율이 퍼져 나왔다. 곡목은 해바라기의'내 마음의 보석상자' 다. 경찰관 6명이 어르신들 앞에서 통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고 있다. 이들은 노래 중간에 코러스를 살짝 넣고 하모니카 음을 곁들이기도 했다. 어르신들도 흥겨운 지 손뼉을 치면서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대구경찰청 소속 통기타 경찰관 모임 '초아'가 인제요양원 가을음악회에 공연봉사를 펼치고 있는 것. 경찰관들은 이날 라이너스 노래 '연' 등 1시간가량 선율을 전하고 공연을 마쳤다.
"처음에는 시민들이 꺼릴까 봐 경찰 신분을 밝히지 않고 공연에 나섰어요. 그런데 공연을 본 지인이 블로그에 알리면서 지금은 아예 경찰예복을 입고 공연에 나서고 있지요."
'초아'는 김규송(51'본청 교통계) 경위가 경찰관을 모아 2008년에 결성했다.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초'와 같은 역할을 하자는 취지에서 모였다. 현재 김 경위를 비롯해 장수택 경위(달서경찰서), 이재우 경사(본청), 진재식 경위(달서경찰서), 김원진 경사(본청), 김민홍 경위(본청) 등 6명이 팀을 이루고 있다. 화음 부분을 맡은 김규송 경위는 곡 선정, 편곡 등 전반적인 공연 리더를 하고 있다. 밴드를 잘 치는 이재우 경사는 통기타 실력이 동료들 중 으뜸이다. 보컬 담당인 진재식 경위는 관객들의 분위기를 띄우는 재주도 뛰어나다. 홍일점 여성 경찰관인 김민홍 경위는 막내로 열정이 많아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장애인 시설에 공연 나가면 정말 가슴이 짠해요. 장애인들이 기타 선율에 따라 노래를 부르며 함께 어울리죠. 요즘도 장애인 시설에 공연 갈 때면 괜히 설레고 돌아올 때는 보람을 느끼지요."
'초아'는 결성 이후 초청 공연만 40차례가 넘을 만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각자 앰프와 스피커가 달린 1인용 음향시설도 갖췄다. 장애인들을 위해 인제요양원과 대구안식원을 매년 5월과 10월 방문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또 자체 기획으로 시민 대상 거리공연에도 나서고 있다. 월광수변공원, 대곡동 분수대 광장에서 공연을 펼친 것을 비롯해 올해 8월에는 대구스타디움 수변공원에서 거리공연을 펼쳤다.
또 연말에는 해마다 아동센터를 방문해 위문공연과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아파트 축제, 다문화축제, 불교대학 송년회, 자율방범대 등 초청 공연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각종 경찰 행사에서는 단연 최고 인기 공연단이다. 경찰의 날 한마음 음악회, 부처님 오신 날 점등법회, 전의경 경우회 행사 등에 출연해 공연했다. 올해 8월 말 동화사에서 개최된 전국 경찰불교회 창립 12주년 기념 대법회에서도 공연을 했다.
김규송 회장은 "5년 정도 함께 기타를 치다 보니 모두 형제처럼 다정다감하다"며 "대구시민을 위해 평생 통기타 선율을 전하는 아름다운 경찰관으로 남겠다"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