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끈기의 푸른 사자들 "이젠 KS 3연패만 남았다"

첫 정규시즌 3연속 우승…토종선발 4명 활약 큰 힘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9대2로 물리치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9대2로 물리치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일 부산 사직구장. 9회말 마무리 오승환이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27개의 아웃카운트를 마무리 짓자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은 그라운드서 환호했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과 동시에 프로야구 출범 후 아무도 밟아보지 못한 정규시즌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는 푸른 사자들의 포효였다.

삼성은 1989년 단일 시즌제가 채택(1999'2000년 양대 리그 제외)된 이후 2001년을 시작으로 2002년, 2005년, 2006년, 2011년에 이어 통산 7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는 1980, 90년대 프로야구를 평정했던 '해태왕조'(5차례 우승)의 흔적을 말끔히 지우며 '삼성 천하'를 천명하는 것이었다.

아울러 삼성은 프로야구 출범 후 아무도 밟아보지 못한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위업도 달성했다.

단일리그 체제가 도입된 1989년 이후 해태(1996'1997년), 삼성(2001'2002, 2005'2006, 2011'2012년), 현대(2003'2004년), SK(2007'2008년) 등 6차례 2연패를 한 팀들이 3년 연속 1위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는 2년 연속 챔피언으로서 갖는 부담감, 정상을 향한 치열한 승부서 오는 피로누적, 타 팀들의 집중 견제를 모두 뚫어야 해 쉽게 열 수 없는 문이었다.

128경기 이상을 치르는 장기레이스서 이런 난관을 극복, 3년 연속 1위를 이룬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삼성은 올해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부상에도 무너지지 않고 결국 정상에 섰다. 숱한 고비가 닥쳤지만 극복했다. 팀이 강하고 두터운 선수층을 갖추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는 일이다.

2011년 9월 27일 잠실 두산전 승리(76승2무48패'2위 롯데 8.5경기차)로 8경기를 남겨두고, 지난해에는 10월 1일 잠실 LG전서 128경기 만에 76승2무50패(2위 SK 5.5경기차)로 잔여 5경기를 남긴 채 우승 축포를 터뜨린 데 비하면 올해 우승확정은 조금 늦었지만, 과정은 극적이었다.

정현욱의 LG 이적, 권오준의 부상으로 생긴 마운드 공백의 공백에다 류중일 감독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사령탑 내정에 따른 전지훈련 참관 공백 등 시즌 전부터 삼성을 감싼 우려와 시즌 중 주축선수의 부상 악재 등은 순탄치 않은 길을 걷게 했다. 하지만, 삼성은 시스템이 길러낸 두터운 백업층, 부임 후 우승만 빚어낸 류중일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져 난관을 뚫었다. 배영수'윤성환'장원삼'차우찬 등은 1999년 이후 14년 만에 토종선발 4명의 두자릿수 승수를 이끌어내며 기대를 밑돈 외국인 투수의 몫까지 해냈다.

예년보다 초반부터 힘을 냈지만, 후반기 들어 LG'넥센'두산 등 서울팀들의 협공에 1위를 위협받는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고기를 먹어본 팀답게 삼성은 시즌 막판 LG와 넥센의 추격 따돌리며 지방 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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