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영남대 의대 생리학교실 '이박사해물갈비찜'

푸짐한 해물탕에 소갈비…골라먹는 재미까지 흡족

얼큰하고 시원한 해물탕과 매콤한 해물찜은 계절에 관계없이 늘 먹고 싶은 음식이다. 해물요리는 열량은 낮고 영양은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제격이다.

그러나 해물찜이나 해물탕을 시켜 먹을 때 곧잘 경험하는 것이 있다. '홍합'새우'조개도 작고 그리 많아 보이지도 않는 건더기들(?). 겨우 오징어 몇 조각에 젓가락에 집히는 건 콩나물…' 양도 질도 왠지 허전하게 보인다. 푸짐한 해물에 소고기 갈비가 퐁당 빠져 있다면 어떨까?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교육정보원 맞은편에 있는 '이박사해물갈비찜'은 해물을 푸짐하게 넣는다. 그래서 손님들은 이 집 해물갈비찜과 해물갈비탕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선다.

"이거 '대(大)짜' 해물갈비찜인가요? 특별히 많이 주신 것 같은데…." 주문한 해물찜이 유난히 푸짐하고 커 보인다. "그거 평소랑 똑같은데요." 대답은 주인이 아닌 옆 손님에게서 나온다. "그 손님 단골인가 보네!"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해 젓가락으로 휘저어 보면 '집히는 것'들이 많다. 소갈비도 제법 집힌다. 해물과 갈비가 푸짐하게 들어 있다는 증거. 해물들을 종류별로 집어 보니 대략 10여 가지는 된다.

해물갈비찜이라면 해물들을 넣고 고추장을 풀어 끓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십상. 하지만 주방을 맡고 있는 이흥희 사장의 조리 과정은 여러 단계를 거친다. 꽃게, 새우 등 살집이 단단한 종류부터 끓이기 시작해 바지락과 가리비 등 조개와 소라, 낙지, 주꾸미, 갑오징어, 홍합, 미더덕, 콩나물, 미나리 등을 순서대로 넣는다. 소갈비도 들어간다. 찜에는 육수를 조금 붓고, 탕에는 많이 붓는다. 소금 역시 넣지 않아 어지간히 졸여도 짜지 않다.

이 사장은 "육수에 들어가는 다시마와 멸치 등에서 간이 나오고, 또 본 음식에 들어가는 조개나 새우 등 각종 해물에서 짠맛이 나오기 때문에 굳이 소금을 넣지 않아도 간이 맞다"고 했다. 너무 오래 삶으면 질겨지고 불의 세기에 따라 재빠르게 넣는 속도와 시간을 조절해야만 한다. 그래야 해물 종류별로 적당히 익고 씹을 때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 찜에는 적당히 근기를 낼 수 있도록 전분을 섞는다.

영남대 의대 생리학교실 단골 손님들이 주문한 메뉴는 해물갈비찜. 모두 매운 걸 좋아하지 않아 덜 맵게 주문했다. 개업할 때(7년 전)부터 단골인 김용운 교수는 모임이나 회식 때마다 이 집을 찾는다. 가족과도 즐겨 찾는다.

"입에 맞아요. 나트륨도 적게 넣어 좋아요. 그리고 맛도 좋고 푸짐하고. 사장님 인심도 좋고.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양념도 맛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여름에는 해물갈비찜을, 겨울에는 해물갈비탕을 주로 먹는다고 했다. "점심 대접이나 회식을 할 때 이곳을 찾는데, 맛있기도 하지만 적잖은 사람들이 와서 먹어도 음식값 부담이 없어요. 연구원들에게 밥 먹자고 하면 당연히 여기에 오는 걸로 생각합니다."

1년간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김윤혜 연구원은 "외국에 있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부모님과 친구, 지인 등 사람이고, 그다음으로 그리운 것이 음식으로 귀국하자마자 먹은 것이 해물갈비찜이었다"고 했다. 맛있는 양념이 밴 해물을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했다. 양도 푸짐해 그릇을 깨끗이 비워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학생들이 워낙 잘 먹으니까 회식 때마다 이곳에 온다"고 했다.

영덕이 고향인 서예진 연구원은 해물을 즐겨 먹지 않는다. "육고기를 즐겨 먹는데, 이 집 해물찜은 맛있다. 특히 갈비가 맛있다"고 했다. 매운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 집 찜은 맛있게 매울 정도란다. 서 연구원 역시 "대부분 음식점은 양이 많으면 질이 문제가 되지만 이 집은 양도 푸짐하고 질은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해물갈비탕도 맛있다. 이 사장은 "해물갈비탕을 먹을 때 불을 끄지 말고 약한 불에 계속 끓이면서 먹는 게 좋다. 해산물이 충분히 우러나와야 국물이 맛있기도 하지만, 중간에 불을 끄면 쓴맛이 난다"며 해물갈비탕을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준다. 또 다른 비결은 꽃게를 마지막에 먹는 것이다. "꽃게는 맨 나중에 시원한 맛이 우러났을 때 먹어야죠. 꽃게는 끝 맛에 먹어야 진짜지."

해물갈비찜'해물갈비탕은 각 3만5천원(대)'3만원(중)'2만5천원(소), 낙갈새짬뽕밥'낙갈새짬뽕면은 각 1만1천원, 소갈비짬뽕밥'소갈비짬뽕면은 각 8천원, 짬뽕밥'짬뽕면은 각 6천원, 열무잔치국수는 4천원, 열무비빔국수는 5천원, 열무비빔칼국수'해물칼국수는 각 5천원.

▷규모: 50여 명(좌식)

▷주차공간: 없음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매주 일요일, 추석'설 휴무)

▷예약: 대구 남구 대명 2동 1900-13. 053)651-3666.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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