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다. 사자군단은 이제 한국시리즈(KS)를 정조준하며 전무후무한 통합우승 3연패에 도전한다. 새 역사를 작성한 삼성이지만, 되돌아보면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삼성은 다른 구단에 앞선 '2군 시스템'을 통해 육성된 백업 선수들이 주전들의 부상 공백을 잘 메우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무더위가 심해지는 7월쯤 힘을 냈던 삼성은 올 시즌 봄바람과 함께 정상을 향해 내달렸다. 삼성은 5월 10일 2위로 오른 뒤 이후 단 한 차례도 2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힘을 보였다. 그러나 순위 사수가 쉽지 많은 않았다. 탄탄대로를 달렸던 삼성에 불운의 기운이 감돈 건 전통적으로 강했던 한여름이었다. 8월 13일 내야수 조동찬이 LG 문선재와 충돌해 왼쪽 무릎인대 부상을 당했다. '장외 타격왕' 채태인은 8월 17일 포항 넥센전에서 다이빙캐치를 하다 왼 어깨 부상을 당했다. 여기에 주전 포수이자 베테랑인 진갑용이 8월 23일 대구 두산전에서 파울 타구에 맞아 왼쪽 무릎 부상에 시달린 끝에 9월 엔트리서 제외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톱타자 배영섭이 9월 8일 리즈의 사구에 헬멧 부위를 맞고 엔트리서 제외됐다. 허리디스크에 시달렸던 이승엽마저 9월 18일 엔트리서 말소돼 삼성은 주전 5명을 출전 명단에서 뺀 채 경기에 나서야 했다.
그러나 이들의 공백을 백업요원들이 잘 메웠다. 김태완, 정병곤, 강명구, 강봉규, 정형식, 우동균, 이상훈 등 백업 요원들이 주전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주춤했던 박한이'최형우'박석민 등 베테랑들도 덩달아 힘을 냈다.
지난달 14일 한화에 패해 15경기만 남겨둔 상황서 1위 LG와의 간격이 2.5게임차로 벌어진 삼성은 다음날부터 거짓말처럼 8연승을 달리며 1위 탈환에 성공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탈로 차'포(車'包)를 뗀 상태였지만 백업요원들이 그 공백을 완벽하게 막아낸 덕분이었다.
삼성 마운드의 힘은 올 시즌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올해는 토종 선발들이 힘을 냈다. 배영수'장원삼'윤성환'차우찬 등 4명이 10승 이상을 거둬 구멍 난 허리를 메움과 동시에 마운드 왕국 명성을 이었다. 이들의 활약은 로드리게스의 퇴출, 카리대의 부진으로 외국인 선수 1명 없이 후반기를 치르면서도 그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게 했다. 부진을 겪던 밴덴헐크도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후반기에는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 마운드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탈보트와 고든 등 외국인 투수의 어깨에서 25승을 벌었던 삼성은 올해 밴덴헐크(7승)와 로드리게스(3승)가 10승에 그쳐 15승이 증발했지만 토종 4명이 모두 50승을 이끌어내 불펜 공백과 외국인선수 부진의 두 가지 악재를 해결했다. 올해 선발 투수 가운데 4명 이상이 10승 이상을 거둔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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