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은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지만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도 다양하고, 위치나 양상이 시간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치료도 응급 수술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질환부터 단순히 지켜보기만 하면 저절로 나아지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이때문에 의사들도 복통은 가장 힘든 증상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환자가 복통을 섣부르게 판단할 경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위험할 수 있고, 심각하지 않은 질환을 괜시리 걱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위염 명치 부위 묵직한 둔통
가운데 윗배를 흔히 명치라고 부르며 이곳에서 가장 빈번하게 통증을 느낀다. 이곳에 통증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들은 기능성 소화불량, 위염 및 위궤양 등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혈액, 내시경, 초음파 등의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아서 장의 기능적 이상이 원인일 것으로 생각되는 소화불량증을 말한다. 흔히 '신경성 위장병'이라고 한다. 속이 더부룩하고 아프거나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며, 이런 증상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좋아지고 나빠지기를 되풀이한다.
위염은 말 그대로 위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약물,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이 원인이다. 위궤양은 위염과 비슷한 원인에 의한 손상으로 위벽이 더 깊이 파인 상태다. 때로 혈관 노출에 의한 출혈, 위장관벽의 전층이 손상돼 천공(구멍이 뚫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위염이나 위궤양의 경우에도 속이 쓰리거나 더부룩함을 많이 느낀다.
보통 내시경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명치 부위에 생기는 묵직한 둔통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약물(해열제, 진통소염제, 알코올, 커피 등)을 먹은 뒤에 생기는 급성위염은 심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은 통증 지속
왼쪽 윗배에 국한된 통증은 비교적 드문 편이다. 과민성 대장염, 급성 췌장염 등일 때 이곳이 아플 수 있다. 과민성 대장염은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비슷하게 심리적 요인,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배가 아프면서 주로 설사나 변비가 함께 온다. 대변을 보고 나면 증상이 나아지는 경향이 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골치 아픈 병이지만 대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래 앓아도 다른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급성 췌장염은 담석, 음주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주로 가운데 윗배가 아프지만, 왼쪽 윗배까지 아프기도 한다. 통증이 지속적으로 느껴지며 등 뒤로 뻗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몸을 숙이고 무릎을 끌어안고 있으면 덜 아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통증은 가벼운 것부터 심한 것까지 정도가 다양하고 어깨나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
◆ 진단 늦어 충수돌기 터지면 복막염
오른쪽 아랫배 통증의 대표적인 질환은 흔히 급성 맹장염으로 불리는 급성충수돌기염이다. 맹장 끝에 관모양으로 달린 충수돌기에 여러 원인에 의해 염증이 발생한 것. 초기에는 충수돌기에만 국한된 염증 때문에 내장 통증으로 배 중앙이나 윗배에 체한 듯한 통증이 느껴지다가, 점차 염증이 충수돌기의 전층을 침범해서 복막을 자극하면 오른쪽 아랫배로 통증이 옮겨진다. 하지만 충수돌기의 위치가 사람에 따라 다양해서 전형적인 통증과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아울러 진단이 너무 늦어져 충수돌기가 터지면 복막염이 돼 수술 범위가 넓어지고 치료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대구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박창근 과장은 "이런 이유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이 질환을 의료인들이 어려워한다"며 "아울러 오른쪽 아랫배는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부위이고 여성의 생식기 등이 위치한 곳이어서 급성 장염, 장 결핵, 대장암, 여성의 경우는 월경곤란증, 자궁근종, 자궁외임신, 난소질환 등이 통증의 원인일 수 있다.
한편 전체 배가 아픈 경우는 위장관의 천공, 급성 복막염, 장간막혈전증 등이 있다. 갑작스레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밖에 급성 대장염, 궤양성대장염, 장 폐색 등도 복부 전체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박창근 과장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