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차원이든 집단적 차원이든 우리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은 우리가 갖고 있는 꿈과 희망과 같은 정신이다. 우리도 한 번 잘살아 보자는 근대화 새마을정신이 오늘날의 한국을 만든 원동력이었고, 삼성의 '제일주의' 정신이 오늘날 삼성을 세계 최고기업으로 만든 원동력이었다. 이러한 정신을 갖고 있는 개인이나 집단은 일어서고 그렇지 못한 개인이나 집단은 망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국가도 흥망성쇠가 있듯이 지역도 흥망성쇠가 있다. 대구경북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구경북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정신이 살아 움직여야 한다. 제2의 창업정신과 같은 정신이 있어야 대구경북의 기가 다시 살아나고 뜻하는 큰일을 이루어 낼 수 있다.
제2의 창업정신이란 제1의 창업정신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새로운 시대상황에 맞게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정신을 말한다. 제1의 창업정신을 부인하거나 거부한다면 제2의 창업정신이란 말을 사용할 수 없다. 이는 대구경북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줄 정신으로 제2의 창업정신이란 말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대구경북의 제2의 창업정신은 지금까지 대구경북을 있게 해준 제1의 창업정신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대구경북 제1의 창업정신은 대구경북이 역사적으로 수행해온 역할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대구경북은 우리 사회의 극심한 가난을 극복한 산업화와 새마을 운동의 주역이었으며, 일제강점기 때 경제사회 독립운동이었던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된 곳이며, 현대 한국사회의 첫 민주화 운동으로 평가받는 2'28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곳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삼국통일의 주역인 화랑도의 중심 무대였으며, 조선조 유교문화의 뿌리인 선비정신의 중심지였다. 이처럼 대구경북은 우리 민족의 어렵고 중요한 고비에 시대적 요청에 부응해서 진취적 선봉에 섰던 지역이다. 요컨대 대구경북의 창업정신은 시대적 요청에 앞장서는 진취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대는 글로벌 시대요, 지식정보화 시대다. 글로벌 시대와 지식정보화 시대의 핵심은 지구적 범위와 차원의 경쟁과 협력이다. 대구경북은 진취성이라는 역사적 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는 경쟁과 협력에 진취적으로 응전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대구경북의 분위기 속에서 진취적 도전정신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대구경북은 폐쇄적이고 불친절하고 배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대구시민 1인당 지역 평균소득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이른바 TK정권으로부터 많은 경제적 특혜를 받아온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서울이나 타지역인들 사이에서는 물론 우리 지역의 젊은 층 사이에서도 이런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대구경북에 대한 건강한 비판과 성찰은 수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잘못된 인식이나 지나친 비판으로 형성된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분위기는 반드시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분위기로 일신되어야 한다.
대구경북은 부산경남과 손을 잡고 서울인천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경쟁해 보겠다는 도전장을 던져야 한다. 현재 한국사회는 모든 것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고비용 저효율의 단핵구조다. 이러한 단핵구조는 글로벌 차원의 경쟁력을 저하한다. 국내에서도 서로 경쟁하면서 보완하는 글로벌 차원의 경쟁력을 갖는 복수의 권역이 있어야 한다. 남부권 신공항이 있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구경북의 이러한 도전은 지방의 자존심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다.
대구경북을 새롭게 일으켜 세울 주체는 바로 대구경북인이다. 우리에게는 시대적 요청에 앞장섰던 진취적 정신이라는 큰 역사적 자산이 있다. 이 정신을 바탕으로 큰 꿈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글로벌 대구경북이란 큰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노동일/전 경북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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