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소나무 재선충 급습

올 여름 폭염 탓 기승, 올해 8만 7천그루 피해

경북지역에 '소나무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 비상이 걸렸다. 이 병을 옮기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는 고온에 왕성하게 증식하는데, 지난여름 폭염을 겪으면서 급격히 늘어나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 포항, 경주, 안동 등 경북 10개 시'군에서 8만7천621그루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를 입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발생한 피해목 약 30만6천 그루의 28%를 차지한다. 경북에서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도 1천124그루에 달한다. 피해목은 재선충에 감염돼 이미 고사한 나무를, 감염목은 재선충에 감염됐지만 잠복해 있어 앞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나무를 가리킨다.

특히 포항지역에서 피해목 6만9천112그루가 발생해 경북지역 전체의 78%를 차지했으며, 인근 경주지역에서 피해목 1만754그루가 발생해 뒤를 이었다.

경북도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올해 포항과 경주지역에서 이미 고사한 피해목이 유난히 많이 발견됐고, 소나무재선충병이 산림을 지나는 익산-포항고속도로 등을 통해 수년 전부터 꾸준히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경북지역 재선충병 피해목은 모두 7만여 그루로, 올해는 1.5배인 10만여 그루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처럼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되면서 10일 경북도산림환경연구원에서 경북도 산림관계관 및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10개 시'군 산림부서 관계관이 참석한 가운데 재선충병 예찰'방제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선충병 확산에 대해 지역 여건에 맞는 체계적인 예찰과 발 빠른 방제 전략을 추진하기로 한 것.

김종환 경북도 산림녹지과장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를 최대한 줄이려면 나중에 주변 나무에 피해를 끼칠 감염목을 100%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선충 발생지역과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에서 나무를 불법으로 반출하지 않는 등 지역민들의 협조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1905년 일본에서 최초로 발생했고, 국내에서는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했다. 경북지역에서는 2001년 구미지역에서 재선충병 피해가 첫 발생해 현재까지 경북지역에서 재선충병으로 고사한 나무는 모두 약 47만 그루에 달한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소나무재선충병은?

재선충이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를 통해 소나무, 곰솔, 잣나무 등에 침입해 나무의 수분이동 통로를 막아 고사시키는 병이다. 발생 초기에는 나무의 묵은 잎이 아래로 처지고, 30일 후부터는 새 잎도 아래로 처지면서 급속히 갈색으로 변한다. 한 번 감염된 나무는 100% 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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