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과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치열한 매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연일 주식을 사모으고 있는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펀드를 환매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사고 한쪽에서는 파는 양상이 전개되면서 코스피지수는 20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 8월 23일 이후 이달 10일까지 30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이 30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간 사례는 지난 1998년 2월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외국인들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10조8천52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하는 동안 펀드 환매는 계속됐다. 이달 4일 기준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24거래일 연속 순유출 양상이 이어졌다. 이 기간 총 순유출 규모는 3조6천76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들은 양호한 펀더멘털(기초 여건)을 바탕으로 국내 주식을 꾸준히 사모으며 지수를 견인하고 있는 반면 펀드 투자자들은 박스권 상단에서 적극적으로 펀드를 환매하며 지수 상승을 억제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면 어김없이 대규모 환매 물량이 쏟아지고 있어 당분간 이러한 흐름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2050선까지 투신권의 환매 대기물량은 약 2조6천억원으로 추산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아직 환매 대기 물량이 많이 쌓여 있어 지수가 매물대를 쉽게 돌파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수가 2000선에서 횡보하는 한 환매 욕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들과 펀드 투자자들의 힘 겨루기는 코스피지수 2050선 돌파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2050선을 넘어서면 대기하고 있던 차익 실현성 환매 물량이 환매시점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 새로운 추세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망은 나쁘지 않다. 외국인들의 매수 여력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요 펀드의 한국 비중이 낮은 상황에서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는 외국인들에게 저가 매수 기회 요인이다"고 진단했다. 글로벌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꾸준한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하는 요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경기 회복에 대한 방향성은 유지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유입 속도는 향후 경제지표나 기업실적에 따라 조정되겠지만 유입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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