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남·을릉과 경기 화성갑에서 치러지는 10'30 재보궐 선거에서 여야 중앙당의 선거전략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이 '조용한 선거'로 자세를 낮춘 반면 민주당은 '과거 회귀 공천'이라며 판을 키울 태세다.
새누리당은 재보선에서 대립 구도를 최대한 부각시키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번 재보선은 지역에서 일할 일꾼을 뽑는 선거"라며 "우리 후보의 장점을 잘 알리고 심판받는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고장난 레코드판을 틀어놓은 것처럼 정권심판론을 또 들고 나온다면 국민들에게 (거꾸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단골 메뉴가 '정권심판' '중간평가'이기 때문에 이런 구도를 깰 수 있고 두 지역구가 모두 여당의 텃밭이기에 판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장에선 중앙당의 지원을 받는 큰 인물로 지역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거물정치인론'을 내세우기도 한다.
반면 민주당은 '부패정치' '구태정치 청산' 등 서청원 전 대표 때리기에 집중하며 대응했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이 '차떼기의 원조' '원조부패'로 불리는 분을 공천한 격"이라며 "서 전 대표가 국회로 돌아온다면 박근혜정부의 말미는 '부패천국' '부패왕국'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기춘 사무총장도 "재보선이 여당 차기 대표 후보를 발굴하는 장으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서 전 대표가 친박 핵심이다보니 상대적으로 포항남'울릉의 박명재 후보가 부각되지 않는 형국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결국 출마에 나서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일부러 중간평가 구도를 만들 필요는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간평가 구도로 갔다가 패할 경우 정권에 오히려 면죄부를 주는 역효과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화성갑에서 서 전 대표가 압승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만일의 경우 낙선한다면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과 이에 대한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내린 공천 결정이니 만큼 패할 경우 '조기 레임덕' 등 정권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새누리당 색깔이 워낙 강한 포항남'을릉에서는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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