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물 전문가는 어떤 물을 마실까

물 전문가는 어떤 물을 마실까/ 이태관 지음/ 북마크 펴냄

조선 후기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은 희대의 장사꾼으로 회자됐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지금은 돈을 주고 물을 사 먹는 것이 당연스러운 세상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수돗물을 믿고 마실 수 없다며 너도나도 정수기를 사 들이고, 생수를 사서 마신다. 외국산 생수들이 비싼 값에 비행기를 타고 한국 땅으로 건너오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계명대 환경과학과 이태관 교수는 '생수'를 맹신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우리나라 '먹는물관리법'에 명시된 것처럼 시중에서 판매되는 먹는샘물(생수)은 외국과 달리 수질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먹기 적합하도록 필터링과 UV 등의 물리적 처리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오존 처리까지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처리를 거치면 생수 본연의 특성을 잃게 되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존처리를 하면 발암성 물질로 알려진 알데히드류와, 국제암연구센터에서 잠재적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브론산염이라는 물질이 발생한다. 더구나 생수 유통과정의 허술함은 표기된 유통기한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만들기 때문에 위생적인 유통과정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신라 건국신화와 레이디 퍼스트라는 말의 어원을 시작으로 중세시대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물의 다양한 역할과 변천사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4대강 사업과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물 전쟁 등 다소 다루기 무거운 주제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날카롭게 분석한다. 저자는 물을 대함에 있어 생태계와 공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231쪽, 1만4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