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0세 시대 은퇴의 재발견] <3부>인생 후반부의 재테크 전략 ②현명한 자산관리

"매일 10분씩 재테크 공부, 계산기 가까이 하라"

은퇴자에겐 작은 노후 자금이라도 잘 운용하는 것이 소중하고 소중하다. 절약이 가장 기본이지만 계산기를 직접 들고 따지고 확인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은퇴자에겐 작은 노후 자금이라도 잘 운용하는 것이 소중하고 소중하다. 절약이 가장 기본이지만 계산기를 직접 들고 따지고 확인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열심히 모았다고 생각했는데 퇴직하고 보니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많은 은퇴자들이 하는 하소연이다. 분명 직장을 다닐 때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열심히 돈을 모았는데 막상 퇴직하고 보니 현금이 너무 없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대한민국 50대 후반의 가계자산 구성비율을 보면 부동산이 80%를 차지하고 금융자산은 17%에 불과하다. 계산상으로는 자산이 꽤 되는데 손에 쥔 현금은 턱없이 부족한 이유다.

다행히 부동산 경기가 좋으면 모르겠으나 부동산이 바닥을 치면 집과 땅은 매매도 어렵고 임대수입도 쉽지 않다. 흑자도산할 위험성이다.

노후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면 좋을까. 재무상담가에게 돌직구를 던졌다. 그들은 하루에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해 경제공부를 하라. 그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산투자를 하라. 수수료와 세금에 민감하라고 답했다.

◆재테크에 매일 10분씩 시간을 투자하라

최근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자료에 의하면 개미투자자 10명 중 9명이 자기가 가입한 펀드 이름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렵게 모은 목돈을 투자하고도 어떤 상품에 투자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열 명 중 한 명도 안 된다는 의미다. 수익률이 높다는 은행직원의 이야기만 듣고 무슨 상품인지 위험도는 얼마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상담가들은 상품에 가입할 경우 스스로 계산해보고 분석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국의 어느 유명한 자산관리사가 5천 명의 백만장자를 조사해본 결과 이들은 하루 평균 6분 재테크에 할애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스스로 계산하고 재테크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계산기를 써본 적도 오래됐고 계산하는 것 자체가 귀찮다면 지금부터라도 계산기를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재테크에 있어서 계산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금융권의 말만 믿고 생각 없이 맡길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계산기를 두드려 따지고 판단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집은 끝까지 지켜라

집은 은퇴자들을 지켜줄 마지막 보루다. 생활비가 부족하면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9억원 미만의 집은 되도록이면 끝까지 지키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주택연금은 부부 두 사람이 모두 60세를 넘어야 가입할 수 있었지만 지난 8월부터 부부 둘 중 한 사람만 60세가 넘으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됨으로써 소득 공백기간이 많이 줄어들게 됐다. 3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할 경우 매월 71만원 정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과 이 돈을 합하면 기본적인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상속세를 걱정해 현재 가지고 있는 집을 자녀에게 사전에 증여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서둘러 증여했다가 나중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대박이란 없다

홈런을 칠 욕심은 버리고 단타를 노리라고 주문한다. 큰 욕심을 버리고 잘게 수익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경주마가 우승할지 모르면서 올인할 것이 아니라 모든 말의 확률을 비교하며 조심스럽게 나누어 투자할 것을 권한다.

자산의 비중이 큰 부동산은 줄여 나가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이 예전처럼 폭등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50, 60대는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을 50대 50으로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동산을 현금화하라는 이야기다.

금융자산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 구분하여 관리하되 나이가 들수록 위험자산을 줄여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위험군에 속하는 상품에 투자할 경우 60대는 금융자산의 40%를, 70대에는 30% 이내서 투자할 것을 권한다. 나이가 들수록 주식시세나 경제상황을 매일 확인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만일 주식이 폭락하여 장기간 침체국면에 빠질 경우 현금이 묶여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량주를 사서 묵혀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언제 주식을 팔아야 하는지 묻자 '절대 팔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우량주와 실적이 좋은 주식을 사서 지수등락에 관계없이 오랫동안 보유하라고 충고했다. 적절한 시점에 자주 사고파는 것이 이득인 것 같지만 대형주를 오래 묵혀두었을 때의 이익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면 당장 수긍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잦은 거래는 수익률을 낮춘다. 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거래가 많으면 많을수록 실제 수익은 적었다고 한다. 모든 거래에는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수수료에 대해 민감할 필요가 있다. 보통 세금에 대해서는 따져도 수수료에 대해서는 둔하다. 언뜻 보면 많은 수익이 발생한 것 같아도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크게 유리하지 않은 상품이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절약하라

좀 싱겁고 밋밋하지만 노후 자산관리에 있어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항목이다. 부자들은 돈을 헛되이 쓰는 법이 없다. 돈 천원을 계산하고 또 계산하는 사람들이 부자들이다. 이런 생활태도가 쌓이고 쌓이면 목돈이 되고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노년의 절약에 가장 발목을 잡는 것은 바로 체면. 노후재테크 상담코너에서는 체면 유지비를 노후생활비중 주요한 항목으로 꼽고 있을 정도다.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한 체면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체면 때문에 배가 고프다는 것은 어리석고 어리석기 때문이다.

◆건강을 챙겨라

노후 자산관리의 원칙은 안전성과 환금성 수익성을 적절하게 짜서 예금과 투자상품 부동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이다. 돈 관리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을 챙기는 일이다. 생활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치료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몸을 잘 관리하는 것도 넓은 의미의 자산관리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도움말: 한국생애설계사협회'삼성생명은퇴연구소

김순재 객원기자 sjkimforce@naver.com

그림:화가 이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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