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시민에 행복 안겨주는 축제 "예산 좀 더 푸시죠?"

"아빠! 신기해요! 귀신도 나오고…, 거인도 나오고…, 동물도 나오고…, 공주들도 나오고…."

12일 8살 딸아이를 데리고 컬러풀 축제 퍼레이드를 지켜본 기자는 잠시나마 기분이 좋았다. 딸아이뿐 아니라 또래의 아이들이 퍼레이드가 계속된 2시간 동안 아무도 부모에게 '재미없어, 집에 가자'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아이들 눈높이뿐 아니라 청소년'대학생'청년'중년'장년'노년들에게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중앙로 상점 주인들조차 잠시 영업을 중지하고, 밖으로 나와서 구경을 했다. 중앙로 양쪽 건물 2층 이상 영업장에서는 창문을 통해 관람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 정도 시민들의 참가와 호응이라면 일단 '성공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좋을 듯하다. 대구시가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대구를 자랑할 만한 축제로 전 세계에 널리 홍보해도 좋겠다. 뭔가 필요하다면 '카운터 펀치'를 날려도 좋겠다. '카운터 펀치'란 가리지널(가짜) 싸이가 아니라 오리지널(진짜) 싸이가 등장한다든지, 슈퍼 울트라급 초대형 사과(대구의 상징)가 중앙로에 뜬다든지 등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말한다.

대구시민들이 가을에 시내 한복판에서 이런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자 행복이다. 외신 토픽에 등장하는 '토마토 축제' 못지않은 좋은 영상이 나올 수 있다. 또 핫도그 먹기 대회, 통나무 옮기기, 인간 탑 쌓기 등에서 누가 잘하는 지가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 듯 컬러풀 축제에도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 만한 콘테스트(Contest)의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도 기대해 볼만하다.

대구시, 대구문화재단, 컬러풀 축제 추진기획단, 축제 대행사는 예산 때문에 앓는 소리를 많이 했다. '예산만 조금 넉넉했으면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역시 돈이 문제다. 하지만 대구시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축제라면 조금 더 풀자. 시민들의 행복을 사는 비용으로 10억원도 안 되는 예산은 너무 적다.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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