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올림픽'이라 불리는 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WEC)가 13일 개막돼 각국 에너지 장관급과 국제기구 관계자, 글로벌기업 CEO 및 에너지 전문가 등 VIP급 인사 1천여 명이 대구를 찾았다.
대구가 생긴 이래 최대 규모의 세계 VIP들이 총출동한다는 점에서 대구로서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세계를 움직이는 이들에게 '대구'라는 도시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손님을 맞는 대구의 준비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대구에 특급 호텔이 턱없이 부족해 외국 VIP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대구의 16개 호텔과 경주'구미 등의 호텔, 그린스텔(비교적 깔끔한 시설의 모텔) 등 모두 3천800실을 확보해 둬 객실 확보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문제는 외국 VIP들의 품격에 맞는 호텔이 절대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구에는 국제 수준에 맞는 특1급은 호텔인터불고, 노보텔 대구시티센터, 그랜드호텔, 호텔인터불고 엑스코 등 4군데뿐이다. 더욱이 이들 호텔들도 세계적인 호텔에 비해 시설 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외국 VIP들이 혹여 숙박 시설에 대한 불만을 가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열악한 숙박 환경으로 일각에서 지역에 특급 호텔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수요를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특급 호텔을 늘리는 것은 옳은 방안은 아니다.
대구가 관광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수익성을 따지는 특급 호텔을 끌어들이기도 힘들 뿐더러 WEC 같은 행사가 없을 때는 객실을 놀려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여기서 우리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급 호텔 부족을 무조건 탓하기보다 시설적인 부분을 상쇄할 수 있는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 진정성 있는 친절과 서비스는 열악한 시설에 대한 불만을 충분히 없애고도 남는다.
한 예를 들어보자. 2011년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렸을 때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왕자가 호텔인터불고 엑스코에 묵은 적이 있었다. 이 왕자는 2주가량 묵어야 했기 때문에 직접 조리팀을 데리고 자신들이 평소 먹는 음식을 만들었다.
한 날은 요리를 위해 어린 양 한 마리가 통째로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었다. 인터불고 측에서는 이틀 동안 전국을 모두 뒤져 어렵사리 어린 양을 구했다고 한다. 사우디 왕자는 인터불고호텔 조리 팀의 그 같은 노력에 감동했고 고맙다는 편지를 전하면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 꼭 다시 부르겠다는 이야기도 했다.
시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진심이 담긴 친절과 서비스는 사람을 움직인다. 다른 나라나 도시를 찾았을 때 시설보다는 그 지역 사람들의 친절과 진심 어린 태도 등이 기억에 깊이 남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것이 결국 도시의 브랜드를 높이고 다시 찾게 하는 유인책이 된다. WEC 기간 동안 작지만 큰 '감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신경 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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