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곤봉·링…던지면 모두가 행복해 하죠"

손이 부리는 요술, 저글링 전도사 우병민 씨

우병인 대구 화원고 교사와 대구 화원고 학생들, 우 씨의 막내아들 민기 군이 함께 저글링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우병인 대구 화원고 교사와 대구 화원고 학생들, 우 씨의 막내아들 민기 군이 함께 저글링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화원고 체육교사인 우병인(45) 씨는 2년 전 처음 저글링을 접한 뒤 학생들에게 저글링을 가르치며 저글링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저글링이란 공이나 곤봉 등 다양한 도구를 하나 이상 이용해 화려하고 멋있게 던지고 받으며 몸동작을 만드는 기술이나 재주를 말한다.

우 씨는 2년 전 저글링을 처음 접했다. 당시 동원중 볼링부 감독교사였던 우 씨는 운동부 경기에 출전하다 보니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뭔가를 찾던 중이었다. 그때 우 씨가 발견한 것이 청소년수련원에 개설된 저글링 초급강좌였다. 공 3개를 다양한 방법으로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 씨는 배움에 대한 새로운 열정이 생겼고, 다양한 도구들이 던져지면서 그려지는 포물선을 보며 저글링에 대해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막내아들인 민기(10) 군과 함께 청소년수련원에서 저글링을 배우기 시작했다.

우 씨가 이용하는 저글링 도구는 다양하다. 우 씨는 "저글링에 쓰이는 도구들을 들고 다니는 가방"이라며 작은 트렁크가방을 열어 보였다. 그 안에는 가장 기본적인 고무공부터 시작해서 '클럽'이라 불리는 곤봉, 플라스틱 링들이 들어 있었다. 또 '데블스틱'이라고 해서 빨간색 가는 막대기 2개와 양끝에 술이 달린 굵은 막대기 하나를 가지고 묘기를 부리기도 한다. 우 씨는 "저글링에 쓰이는 도구들은 딱히 정해진 것 없이 다양하다"며 이내 테니스라켓 3개를 이용해 저글링 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우 씨는 저글링을 다양한 곳에서 보여주며 저글링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스승의 날 때 대구시교육청이 주최한 '제1회 나는 교사다' 행사에서 우 씨의 저글링 스승 권혁동 씨와 막내아들 민기 군과 함께 공연을 하기도 했고, 지난해 화원고 예술제에도 깜짝 출연해 학생들을 즐겁게 했다. 우 씨는 저글링을 학교 수업이나 방과 후 교실에 이용할 수 있도록 시 교육청 직무연수가 있을 때 강습을 나가기도 한다. 또한 각종 봉사활동에도 저글링을 이용한 공연을 만들어 주변을 즐겁게 하고 있다. 우 씨는 "처음 저글링을 배울 때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으면서 재능기부나 봉사활동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며 "최근에는 아들이 다니는 도원초등학교에 재능기부형식으로 저글링 수업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 씨는 학교에 수행평가 과제로 저글링을 도입한 것과 더불어 학교 내에 저글링 동아리를 만들어 더 많은 학생들이 저글링에 흥미를 갖고 제대로 배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고동현(16'화원고 1학년) 군은 "저글링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연습해 보니 3일 만에 공 3개를 저글링할 수 있게 됐다"며 "공을 안 떨어트리고 계속 던지는 재미도 있고 집중력도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효진(18'화원고 3학년) 양도 "지난해 축제에서도 저글링을 배우는 부스는 인기가 좋았다"며 "학내에 동아리가 생긴다면 아마 많은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말했다.

우 씨는 "교육적으로 접근한다면 집중력이 강화되고 성취감과 자신감을 키우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며 "대구에도 저글링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져 많은 사람들이 저글링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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