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범죄예방 설계인 '셉테드'(본지 10일자 4면 보도)를 아파트 건축 심의단계부터 본격 적용하기 시작했다.
대구시는 10일 제15회 건축위원회를 열고 고화질 폐쇄회로TV와 주차장 비상벨 설치 등 아파트 건축 심의안에 범죄예방 설계를 반영했다. 이날 심의위원회에는 대구경찰청 생활안전계의 김영수 경정이 범죄예방 설계 전문가로 참여했다.
이번에 심의한 아파트는 ▷대구 혁신도시 내 서한 이다음 3차(380가구) ▷금호지구 C-1 공동주택(979가구) ▷대구 테크노폴리스 A-11블록 진 아리채(730가구) ▷대구 테크노폴리스 A-15블록 호반 베르디움(772가구) 등 4건으로, 대구에선 처음으로 건축심의를 통해 범죄예방 설계가 적용됐다.
김영수 경정은 국토해양부의 '건축물 범죄예방설계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고화질 폐쇄회로TV 설치와 발코니 난간 높이 상향, 비상벨 설치와 기둥 도색, 배관과 창문 사이 간격 유지, 과속방지턱 설치 등 다양한 셉테드 방안을 내놓았다.
기존의 41만 화소 저화질 폐쇄회로TV를 1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질 폐쇄회로TV로 교체할 것을 권고해 건축주들이 받아들였다. 당초 엘리베이터와 지하주차장 등 아파트 전체에 고화질 폐쇄회로TV를 설치하도록 제안했지만 건축주 측이 비용 부담을 토로했다. 이에 대한 절충안으로 외부와 연결되는 진입로와 놀이터, 자전거 보관소에 우선적으로 고화질 폐쇄회로TV를 설치하도록 결정했다.
또 어린이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발코니 난간 높이를 기존 120㎝에서 130㎝로 높이도록 했다. 그동안 생활공간으로 발코니가 쓰이면서 각종 시설물이 들어왔고, 이에 난간이 상대적으로 10~20㎝가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감안해 10㎝를 높인 130㎝로 발코니 난간을 높이도록 한 것.
더불어 지하주차장에 25m 간격으로 비상벨을 설치한 뒤 기둥을 눈에 잘 띄는 밝은 색으로 칠하게 했고, 단지 내에도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도록 권고했다. 범죄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창문과 배관을 1.5m 이상 떨어뜨리도록 제시했다.
김영수 경정은 "그동안 건축위원회는 건축과 관련된 전문가들이 주축이었지만 이젠 범죄예방 전문가인 경찰이 참여함으로써 방범 설계가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며 "구'군 단위 건축위원회에도 방범전문가의 참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키워드
셉테드(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 Design)=건물, 공원, 가로 등 공간을 설계할 때부터 범죄 예방을 위한 다양한 수단을 먼저 적용하는 이론이다. 범죄에 취약한 도시환경의 감시'접근 통제 기능을 제고해 범법행위의 기회적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환경설계 시스템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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