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영일만항 앞 바다에서 침몰한 '쳉루호'에서 기름 일부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포항해양경찰서 등 관련기관이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강한 바람 등으로 인해 유출된 기름이 벌써 해안가까지 밀려들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
본지 취재진이 16일 낮 12시 30분쯤 해경 헬기를 타고 사고 해역을 확인해본 결과 쳉루호는 상'하역을 위한 선상 크레인의 윗부분과 선수(선박 머리 부분) 일부분만 보일 뿐 선체 대부분이 물에 잠겨 있었다. 특히 쳉루호에서 시작된 기름이 넓은 검은색 막을 형성한 채 북쪽에서 남쪽으로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눈으로 확인해도 폭 60~70m의 기름띠가 족히 수㎞는 이어진 상태였다. 쳉루호에는 벙커C유 106t, 경유 26t 등 총 132t의 유류가 저장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이 기름띠는 현재 사고 해역에서 10㎞가량 떨어진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입암리 해안가까지 흘러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등은 이날 오전 7시쯤 입암리에 20여 명을 투입해 해안가 주변 방제작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현재 3.5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는 탓에 방제작업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경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유출이 계속 이어질 경우 기름막은 조류를 타고 포스코 신항 등 내륙방향으로 이동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경우 양식장 어류 폐사 등 2차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아직 선박의 유류 저장고가 파열되는 등의 심각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마 선저폐유 등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름 등이 새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름이 해상에서 머물 경우 상당 부분 증발되는 등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해상 상황이 호전되는 대로 방제정 등을 투입해 적극적인 사태 수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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