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집에 오면 즐겁습니다. 옥상에 가면 닭도 있고 식물도 있어요."
수빈(7)이는 아파트에서 지내다 서구 두류동 할아버지 집에 오면 신이 난다. 봄에 할아버지가 옥상에 닭장을 짓고 들여놓은 병아리가 벌써 알을 낳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닭장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옥상에는 갖가지 채소와 대추나무, 자두나무를 심어 놓았다. 왕성하게 뻗은 줄기엔 큼지막한 작두콩이 열려 있다.
최일락(67) 씨 주택 옥상은 동물원과 식물원이 공존하는 산 교육장이다. 최 씨는 "봄에 병아리 여섯 마리를 사서 키웠는데 수탉 한마리가 새벽마다 울어 동네사람한테 미안해서 내다 팔았다"며 웃는다.
젊을 때는 바빠서 자식들에게 정서적인 환경을 마련해 주지 못했는데 퇴직하고 나니 손주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손주 사랑을 흠뻑 쏟아 놓는다.
병아리가 크는 과정을 보고 낳은 알을 닭장에서 꺼내오는 손녀의 조막손이 예쁘다. 갖가지 채소를 심어 꽃피고 열매 맺는 과정을 바라보게 하는 할아버지의 눈길이 흐뭇하다.
직접 기른 닭이 낳은 계란과 손수 지은 먹을거리를 손주들과 장만해서 먹는 즐거움은 일석이조라고.
글'사진 노정희 시민기자 -roh-@hanmail.net
멘토'한상갑기자 arira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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