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명의 소녀로 이뤄진 걸 그룹!'
익히 들은 적은 있었다. 일본에 걸 그룹 48명이 있다는 사실을. 한국에서는 고작 해야 소녀시대가 9명, 슈퍼주니어가 13명인데 'AKB48'은 48명이라니 '야! 진짜 많네. 무대에 어떻게 다 서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가 전부였다.
대구의 대표적인 웨딩 디자이너 '리엘 바이'의 이유정 디자이너가 이 일본 걸그룹의 무대의상 지원을 위해 도쿄를 찾았다. 본 계약 체결은 아니지만 AKB48의 의상을 책임지고 있는 오사래 컴퍼니(Osare Company)를 찾아, 의상제작의 구체적인 조건을 타진했다. 오사래 컴퍼니 관계자들은 이유정 디자이너의 독특한 의상 디자인에 관심을 보였다. 양측은 구체적인 가격과 의상 수선 등의 문제를 놓고 만족할 합의점을 찾고 있다.
'AKB48'이 지역 공연기획 쪽에 던져주는 의미와 오사래 컴퍼니가 어떻게 그 많은 걸그룹 아이돌 가수들의 의상 지원을 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대구도 '초대형 아이돌을 키울 수 있다?'
'AKB48'는 일본의 수도 도쿄를 중심으로만 활동하는 걸그룹(18∼26세)이다. 오사카에는 'NMB48', 나고야에는 'SKE48', 후쿠오카에는 'HKT48', 중국 상하이에는 'SNH4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는 'JKT48'이 활동 중이다. 각 지역을 거점으로 해서 그 지역 출신의 아이돌 가수들을 그 지역 팬들이 키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렇듯 각 지역마다 48명의 걸그룹 아이돌 가수들이 16명을 한 팀으로 해서 움직인다. 세 팀이 해당 지역을 거점으로 해서 전국 무대로 뛰고 있는 셈이다.
지역 팬들이 만들고 키우는 걸그룹인 만큼 팬들의 사랑으로 먹고사는 아이돌 그룹이다. 각 지역마다 가수 지망생들은 48명 안에 들어가기 위해 오디션을 보고, 48명 안에 포함된 아이돌 가수들은 실력과 인기를 높여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팬들은 이들 48명을 언제 어디서나 지켜보며, 냉정하게 평가한다. 48명의 아이돌 중에는 인기가 높아지면, 솔로 가수 또는 탤런트 등으로 업그레이드된 연예인으로 변해 명예롭게 탈퇴하기도 한다.
일본 연예기획 사업계의 기린아 아키모토 야스시는 8년 전 이 획기적인 '지역 기반 아이돌 가수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일본 공연산업계에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AKB48, NMB48, SKE48 등은 음반을 낼 때마다 음반차트 1위를 차지할 만큼 지역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AKB48의 독립법인, '오사래 컴퍼니'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AKB48'의 무대의상을 담당하는 독립법인이 '오사래 컴퍼니'다. 이 회사는 연간 4천 타이프(Type)가 넘는 다양한 무대의상을 제작하느라 바쁘다. 48명이나 되는 걸그룹의 의상을 담당하다보니, 그 종류와 벌수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이 때문에 항상 무대의상 제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사래 컴퍼니 관계자는 지난달 2013 대구패션페어를 찾았다가 '리엘 바이 이유정'의 패션에 관심을 보였고, 'AKB48'의 무대의상 제작을 위해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지난달 대구를 방문했던 오사래 컴퍼니의 유야 야마모토(28'山本祐也) 씨는 "대구는 패션'섬유 쪽에서 앞서가는 도시라는 말을 들었고, 좋은 조건에서 'AKB48'의 멋진 무대의상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아 방문했다"며 "이유정 디자이너의 패션은 세련되면서도 독특하고,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의상제작'코디네이터'헤어 및 메이크업 등의 토털 지원부서인 제작부에 근무하는 미키 아사노(25'渼野實希) 씨는 "일본 자체에서 의상을 조달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아, 한국의 대구 패션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좋은 조건에서 의상제작 협력이 되면, 앞으로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아가며 거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도쿄에서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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