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인 가구 "나는 큰손이다"…新소비주체로 급부상

현재 4가구 중 한 가구 월소득에서 가처분 소득 3,4인 가구 두배 달해

1인 가구의 소비 여력이 3, 4인 가구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소비 키워드는 자기지향(Self), 온라인지향(Online), 저가지향(Low Pirce), 편리성지향(One-stop) 등 솔로(S'O'L'O)로 표현된다.

◆3, 4인 가구보다 소비 여력 큰 1인 가구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의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의 전국 500가구(1인 가구와 3, 4인 가구 각 250명)를 대상으로 '1인 가구 증가가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의 소비 여력이 3, 4인 가구보다 7만원 정도 더 컸다.

월 가처분소득이 전체 월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인 가구가 32.9%로 3, 4인 가구의 17.2%에 비해 두 배에 달했다. 금액 면에서도 1인 가구의 월 가처분소득이 80만5천원으로 3, 4인 가구의 73만5천원보다 많았다.

월 주거비용은 3, 4인 가구가 55만5천원으로 1인 가구(40만6천원)보다 월평균 10만원가량 많았다. 그러나 월수입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인 가구가 27.8%로 나타난 반면 3, 4인 가구는 18.5%였다. 높은 주거비 부담에도 1인 가구는 양육이나 가족부양 부담에서 자유로운 까닭에 소비 여력이 3, 4인 가구에 비해 더 크다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기 인구 추계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 비율은 25.9%에 달하고, 오는 2035년에는 34.3%까지 증가해 1인 가구가 우리 사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가구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인 가구의 증가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나를 위한, 온라인, 저가, 편리성'의 1인 가구 소비 패턴

대한상의는 1인 가구의 소비행동을 분석한 결과, 소비키워드를 'SOLO'로 정의했다. 자기지향(Self), 온라인지향(Online), 저가지향(Low Pirce), 편리성지향(One-stop)의 성향을 표현한 것이다.

1인 가구 증가는 나를 위한 '자기지향성(Self-orientation)' 소비를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지출을 늘리고자 하는 항목으로 1인 가구는 '여행'(41.6%, 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자기개발'(36.0%), '레저'여가'(32.8%), '건강'(32.0%), '취미'(26.0%)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출을 줄이려는 항목으로는 '외식'(39.2%), '통신비'(33.6%), '의류'패션'(16.4%), '식품'(16.0%)을 차례로 들었다.

이어 1인 가구 증가는 '온라인의 영향력'을 한층 더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품목별 구입처 비중을 조사한 결과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제외한 패션'의류(63.6%), 가전(53.2%), 신발'구두(52.8%), 화장품(52.0%) 가정'생활용품(41.6%) 등 대부분의 카테고리를 주로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1인 가구의 증가는 '저가지향' 소비 트렌드를 더욱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세일 기간을 기다리느냐는 질문에 1인 가구의 과반수(51.2%)가 '그렇다'고 답했다. 다소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은 식품'재료를 구입하는 편인지를 묻는 질문에 3, 4인 가구는 '그렇다'는 응답이 55.6%로 절반을 넘었지만 1인 가구는 '그렇다'는 응답이 27.6%에 그쳤다.

이어 1인 가구는 간편하고 편리하게 한 번에 해결하려는 '원스톱' 소비 경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인 가구가 3, 4인 가구에 비해 간편식은 3배, 가공식품은 2배나 더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1인 가구를 위한 상품'서비스 필요성

집 주변에 어떤 점포가 있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도 1인 가구 응답자들은 한곳에서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대형마트'(34.4%)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저가판매점'(29.2%), 'SSM'(9.6%) 등을 차례로 들었다.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도 '만족한다'는 의견(56.4%)이 '그렇지 않다'는 의견(8.4%)을 크게 웃돌았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해서'(87.9%, 복수응답), '부모 등의 간섭을 받지 않아서'(34.0%), '정신적으로 자립 가능해서'(29.8%), '경제적으로 자립이 가능해서'(25.5%), '자유로운 이성교제가 가능해서'(18.4%) 등의 순이었다.

1인 가구 소비자들을 위해 향후 새로 개발되거나 확대되었으면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로는 '반찬'(45.2%)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식사 대용식품'(44.0%), '1인 가구 전용코너'(43.6%), '배달 서비스'(42.4%), '렌털 서비스'(39.6%) 등을 차례로 들었다.

대한상의는 "소비 여력이 큰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서비스 개발과 유통 채널 전개 노력 등을 통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시장구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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