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느긋하게 상대를 기다려온 삼성 라이온즈. 이제 파트너가 두산 베어스로 결정된 만큼 한국시리즈 'V7'은 적을 얼마나 분석하고 이에 대처하느냐에 달렸다.
◆정규시즌은 잊어라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는 16차례 맞대결을 펼치는 정규시즌과는 다르다. 긴 호흡으로 계획을 밀어붙이는 대장정의 정규시즌과 달리 단기전은 순간순간 상황에 따른 작전과 미세한 플레이 하나에도 승패가 좌우된다.
삼성이 정규시즌서 두산에 9승7패로 앞섰고, 순위도 1위와 4위로 간격을 보였으나 이런 우위가 KS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두산은 시즌 때 넥센에 7승9패로 밀렸으나 2패 뒤 내리 3승을 따내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팀평균자책점은 4.57로 넥센(4.12)과 LG(3.72)에 뒤졌으나 두 팀을 차례로 물리치고 KS까지 올라왔다.
PO서 체력을 비축한 LG가 준PO 5차전, 그것도 3번은 연장전 끝에 PO에 오른 두산에 비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봤으나 결과는 두산의 승으로 끝났다.
기록이 참고사항은 되지만, 절대적이지 않고, 장밋빛 전망이 결과와 딱 맞아떨어지지도 않는다. 단기전은 그날의 팀분위기와 온갖 변수에 대처하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승패를 가늠한다. 삼성이 정규시즌서의 성적, 기록상으로 드러난 우위, 체력적 유리함에 쉽게 승리를 낙관하다간 큰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실책 주의보
준PO부터 PO까지 대부분 승패를 갈랐던 건 실책이다. 두산은 준PO서 작전실패와 투수의 폭투 등 잦은 실수와 실책으로 1'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PO의 향방도 실책이 갈랐다. 1차전에서 LG의 잇따른 실책에 편승해 승리한 두산은 4차전에서도 실책의 도움을 받았다. 1차전에서 두산은 2대2이던 7회초 2사 3루에서 최준석의 평범한 땅볼을 LG 3루수 정성훈이 더듬는 틈을 타 전세를 뒤집는 등 1회와 7회 LG가 범한 실책 2개 덕을 톡톡히 봤다.
4차전서도 두산은 2회말 LG 1루수 김용의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가져갔다. 7회에는 1사 1. 2루서 LG 투수 이상열의 공을 포수 현재윤이 빠뜨려 결승 희생플라이의 빌미를 제공했다. LG는 4경기에서 8개의 실책을 범했고, 대부분이 실점으로 연결돼 KS티켓을 놓쳤다.
반면 두산은 3차전 9회 1점차 리드에서 나온 임재철, 민병헌 등 외야수의 정확한 홈송구로 승리를 지켰다.
실책은 팀을 위기에, 호수비는 팀에 승리를 안긴다는 게 PO서 여실히 드러났다.
◆무시 못할 큰 경기 경험
4위 두산의 KS진출은 큰 경기 경험이 바탕이 됐다. 객관적 전력서 앞섰던 넥센과 LG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과 11년 만에 다시 밟게 된 포스트시즌서 우왕좌왕했다. 반면 두산은 가을야구의 단골손님답게 침착했다.
최근 큰 경기 경험은 삼성이 두산을 앞선다. 삼성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4번이나 KS에 진출했고, 두 차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이 연속 3번째 왕좌 도전이다.
삼성은 2000년대 들어 지난해까지 8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2009년을 빼고는 모두 가을야구에 나섰다.
두산은 2001년 마지막으로 KS에서 우승했지만 2000년부터 5차례 KS진출. 9차례 포스트시즌에 참가했다.
가을야구서 드러낸 이빨도 무시무시했다.
비록 2005년 KS서 삼성에 4패로 완패를 당했으나 2001년에는 준PO서 KS까지 올라 삼성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2010년에는 준PO에서 롯데에 1. 2차전을 내주고도 뒤집기에 성공, 삼성과 플레이오프서 만나 5차례 모두 1점차 명승부를 펼쳤다.
두산은 KS에서 우승한 1982년과 1995년, 2001년에도 모두 먼저 1패를 하고 시리즈를 뒤집는 등 끈기 있는 팀컬러를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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