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1월 30일 독일 대통령 힌덴부르크는 경제와 정계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하여 히틀러를 총리로 임명하였다. 그는 보수파와 군부의 협력을 얻어 좌파 세력, 바이마르 공화국의 민주파 인사 등 반대파를 감금, 납치, 암살, 고문, 불법적인 재판과 처벌 등의 방법으로 탄압하고, 바이마르 공화국의 무능함을 강조하여 인기를 모은 뒤 1933년 7월 일당독재 체제의 기틀을 확립하였다. 총리가 된 히틀러 휘하의 각료 11명 중 나치 당원은 '단 3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히틀러는 독일을 장악, 전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한다. 썩 좋은 비유는 아니지만 얼마 되지 않는 숫자의 사람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며 영향력을 끼치는지에 대해 말을 하기 위해 히틀러의 이야기를 가져왔다.
2013년 1월 29일 자 매일신문 보도 '대구경북 인구 줄줄'에 따르면 2012년 대구에서 빠져나간 인구가 1만 5천424명이나 된다. 특히 25~34세의 인구가 가장 많이 빠져나갔다고 하는데 이는 상당히 심각한 상황임을 느끼게 해준다.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않는 것이 위기고,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는데 지금 대구가 딱 그 상황이다.
청년들이 빠져나가면 지역은 자연히 생기와 활력을 잃게 된다. 그 도시는 생동감이 떨어져서 더 빠져나가게 된다. 악순환인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대책은 있는 것인지에 대해 각종 회의, 콘퍼런스, 미트업 때 물어봤다. 돌아오는 대답은 기업 유치, 즉 '대기업 유치'란다. 나는 대기업 유치 이야기를 10년 전부터 계속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직도 못했다. 하고 있는지나 궁금하다. 추측건대 유치를 주장하는 쪽에서도 불가능한 꿈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충남 아산의 탕정 같은 곳을 가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엄청난 규모의 공장, 관련 시설, 학교, 아파트. 속된 말로 이미 게임은 끝났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대기업 유치 등 로또 같은 선언은 거두고 어떻게 지역 자원을 재구성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힌트는 핀란드 출신이지만 더 한국을 사랑하는 따루의 말에서 얻을 수 있다.
"핀란드는 2차 세계대전 끝나고 아무것도 없었어요. 1950, 60년대부터 되게 가난했었거든요. 그때부터 복지국가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왜 그때부터 복지국가를 만들기 시작했느냐면, 없는 상태에서 나누는 게 더 쉽다고 생각했어요. 없는 상태에서 나누면 기분 좋게 나눌 수가 있는데 있는 자가 나누는 게 더 힘들잖아요? 한국이 사실 부자잖아요? 부자 나라예요! 그래서 나누기가 힘든 거 같아요."
지금이 오히려 기회다. 피 끓는 청춘들은 빠져나가고, GRDP가 바닥을 치는 이 시기에 지역의 자원을 발굴하고 재해석해서 재구성해내는 것이다. '사람' 중심으로 사고하기 딱 좋은 때인 것이다.
또한 마케팅 분석 툴의 최고인 SWOT(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 nity, 위협'Threat의 머리글자를 모아 만든 단어로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분석 도구)를 통한 전략 수립의 기본은 SO(강점과 기회)를 극대화하는 것이지, WT(약점과 위협)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 WT는 회피해야 한다. 대신 SO를 철저히 분석하여 지역자원을 재구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강점을 가진 지역 자원은 무엇이 있을까? 북성로, 경대 서문, 대명동 등의 청년들이 꿈틀거리는 공간과 자발적으로 펼치는 온갖 행사장 등을 조용히 방문해보기 바란다. 그곳에 가면, 희망을 잃지 않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어떻게 하면 '잘'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가슴 뜨거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잘'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뿌리 내려서 친구들과 가족들과 언제나 소통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 삶'이다. 브리핑을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조용히 느끼러 가셨으면 한다. 그리고 함께 어우러져 보시기 바란다.
내년에 치를 지방선거에서는 이를 제대로 느낀 사람들이 3040의 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전충훈/대사연 협동경제사업단 전략사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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