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워커홀릭의 나라

어느 나라나 세계에서 1등인 것이 있다. 미국은 잔디 깎기 기계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나라다. 영국은 지구 상에서 파시스트 운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로 꼽힌다. 중국은 가장 많은 CO₂를 배출한다. 러시아는 핵탄두가 상징이 됐다. 화산이라면 인도네시아를 따라올 나라가 없다.

코믹 웹사이트 도그하우스 다이어리가 공개한 국가별 특징을 소개한 이색 지도에 나온 결과다. 이 지도는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탁월한 그 무엇인가를 갖고 있다는 발상에서 출발해 제작됐다. 세계은행과 기네스북의 데이터, 위키피디아 등 온라인 자료를 바탕으로 그 국가의 상징을 뽑아내고 이를 세계 지도에 붙였다.

지도가 나오자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고 있다. 반응은 특히 자국의 상징이 기대 이하일 때 나온다. 이웃해 있으면서 똑같이 관광대국인 프랑스와 스페인이 그렇다. 프랑스는 세계 최고의 관광국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반면 스페인은 코카인 사용이 상징인 나라가 돼 버렸다. 중남미의 코스타리카는 국민들이 가장 행복하게 사는 나라로 묘사된 반면 이웃한 파나마는 형편없는 방어력을 가진 나라로 꼽혔다.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워커홀릭(일중독증)의 나라다. OECD 국가 중 연간 노동 시간이 최고라는 통계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반면 일본은 로봇의 나라로 묘사됐다. 북한은 검열의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아무리 코믹 사이트라지만 시원찮은 대표 주자가 꼽힌 국가들로서는 발끈할 일이다. 도그하우스 다이어리 측에 근거를 대라고 요구하고, 지도가 틀렸다며 수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상징이 중간 정도는 되는 미국민들은 웃기는 지도라는 반응이다. 미국은 잔디 깎기 사망자 수가 대표 주자가 아니라 자본주의와 세계를 리딩하는 국가가 상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도그하우스 다이어리 측은 "여러 나라의 특징적인 사실을 널리 알린다는 것 외에 별다른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며 자신들의 지도에 대해 "충분한 근거만 제공한다면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우리나라로서는 그 많은 것들 놔두고 하필 워커홀릭이냐고 항의할 만하다. 이를 대신할 세계 최고의 그 무엇을 제시하라면. 딱히 마땅찮다. 무엇으로 세계인을 설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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