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은 불공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라는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성명으로 여야가 극렬히 대치하고 있다. 문 의원의 발언이 '대선 불복'이라는 새누리당에 맞서 민주당은 '헌법 불복'으로 응수했다. 새누리당에선 '악마의 유혹'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5일 국정감사 상황점검회의에서 "대선불복 유혹은 악마가 야당에 내미는 손길"이라며 "민주당이 시계를 작년 대선 때로 돌려 정치 공세에 골몰하며 국감이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박 대통령은 불법, 부정으로 선거를 치를 생각은 목숨을 내놓더라도 하지 않는 후보였다"며 "불법적인 일이 조금이라도 확인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성명서를 냈다. 김 의원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다. 이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의심의 독사과, 불신의 독버섯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며 문 의원의 성명을 '독사과와 독버섯'에 빗댔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대선 불복' 역공에 맞불을 놨다. 새누리당이 '불공정 선거'를 자꾸 '대선 불복성' 발언으로 프레임 하면 언제든지 반격을 하겠다는 분위기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불법 대선 개입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을 대선 불복이라고 얘기하는 사람과 정당은 국가기관 정치 관여를 금지한 헌법을 무시하는 '헌법 불복' 세력"이라며 "부정선거를 부정선거로 말하지 말라는 것은 긴급조치를 비판하면 무조건 감옥에 처넣는 유신시대 논리(와 다를 바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23일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논란이 된 댓글이나 트위터는 한강에 물 한 바가지를 붓는 격"이라는 주장에 대해 김 대표는 "댓글과 트위터를 통한 여론조작은 우물에 독극물을 푼 격"이라고 맞받아쳤다.
정치권은 여야의 말싸움 때문에 '국감이 실종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민주당이 "선거를 다시 치르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음에도 '말싸움'이 전혀 숙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선거 결과를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진상을 규명해 대통령이 사과하고 재발을 방지하라는 데 침묵으로 일관하며 은폐하는 모습이 답답하다"고 비난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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