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경상북도가 목표했던 종합 순위 4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제93회 체전을 개최했던 대구시는 '2년차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목표(8위)보다 세 계단 아래인 종합 11위에 올랐다.
지난해 대구 체전에서 종합 준우승의 쾌거를 거둔 대구가 11위로 추락하자, 시민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의아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전국체전에서는 다반사다. 개최지에 프리미엄(단체 종목 1회전 통과, 국군체육부대 활용)이 주어지는 특성상 대다수 개최 시'도는 2위 또는 3위를 차지한다. 반면 이듬해에는 대다수 시'도가 두자릿수 순위로 추락하는 실정이다. 1992년 체전을 개최한 대구는 당시 3위에 올랐으나 1993년 체전에서는 11위로 추락한 적이 있다.
이번 체전에서 대구는 체육회 예산 삭감에 따른 출전 선수 200여 명 축소, 대회 초반 고등부 구기 종목 무더기 탈락 등 악조건에 시달리며 종합득점 2만9천582점을 기록, 11위를 차지했다. 대구는 금 37개, 은 40개, 동 55개 등 13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대구는 지난해 확보한 우수 선수들이 올해 대거 다른 시'도로 빠져나가면서 애초 10위권 진입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구 체육의 강점인 고등부가 좋은 성적을 내면 한자릿수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으나 고등부도 이번에 부진했다. 고등부를 이끄는 대구체고는 금 3개, 은 6개, 동 5개(지난해 금 20개, 은 12개, 동 8개)에 머물렀다.
경북은 최근 수년간 '4위 다툼'을 하던 라이벌 경남을 5위로 밀어냈다. 지난해에는 경남이 대회 막판 경북을 밀어내고 4위를 차지했다. 경북은 종합득점 4만6천182점을 기록, 경남(4만2천325점)과 4천점 이상 차이를 보였다. 경북 고등부는 지난해 9위(1만3천969점)에서 이번에 4위(1만5천883점)로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경북은 내년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95회 대회에서는 3위 입상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제주도는 개최지 프리미엄을 안더라도 3위 진입이 어려운 만큼 올해 4위를 한 경북이 한 계단 상승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북은 2001년 충남 체전에서 12위로 좋지 않은 성적을 낸 후 경북도로부터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받아 2002~2013년 2~6위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반면 대구는 2000년대 들어 7~14위(2012년 제외)에 머무르고 있다. 대구시는 체육회장인 김범일 시장이 '돈을 들여 타 시'도 우수선수를 영입하지 마라'고 지시하는 등 체전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체육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회 마지막 날인 24일 경북은 복싱에서 6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는 등 금메달 9개를 추가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대구는 이날 노 골드에 그쳤다.
경기도는 금 154개, 은 142개, 동 134개를 획득하며 6만8천631점을 기록, 1위에 올랐다. 경기도는 2002년부터 올해까지 체전 12연패를 달성했다. 4관왕에 오른 수영스타 박태환(인천시청)은 기자단 투표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체전 전광판(24일, 금메달)
▶경북(9개)
▷복싱(6)=김주성(영주복싱체육관) 남일 라이트급, 이동진(한국체대) 남대 웰터급, 성국녕(한국체대) 남대 플라이급, 이도재(영주시청) 남일 밴텀급, 김주환(국군체육부대) 남일 슈퍼헤비급, 최수연(경북체육회) 여일 미들급
▷농구=김천시청 여일 단체전
▷레슬링(2)=김재강(칠곡군청) 자유형 96kg급, 남경진(포항시체육회) 남일 자유형 120kg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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