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너무 사들였나?" 바이 코리아 경고음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열풍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외국인이 연일 순매수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지만 랠리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외국인은 올 8월 23일부터 이달 24일까지 40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역대 최장 순매수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금액도 13조원대를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돼 있는 점 등을 들어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 불안 요인이 상존해 있고 자금력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외국인이 조만간 매수 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24일 외국인은 장 초반 순매도를 보이다 순매수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최근 진행된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현재로선 단기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수 점검' 보고서를 통해 바이 코리아 열풍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하며 투자자들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그동안 대부분의 외국인 순매수 흐름이 2~3개월간 지속된 뒤 약화되었다는 점을 들어 순매수 기조가 장기간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외국인 자금 유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국내 경기회복세가 경기부양 효과 감소 등의 영향으로 4분기부터 약해지면서 부정적 효과를 낼 가능성도 제기했다. 또 최근 2개월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 8월 22일 이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는 달러기준으로 18%나 올랐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미국 재정 문제와 관련된 정치 불안, 유로존 불안 등의 위험 요인이 불거지면 국내에서 외국인은 여타 신흥국과 유사한 투자 흐름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센터는 대내외 변수의 빠른 움직임이나 시각 변화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