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과 오명'오욕의 세월을 모두 씻고, 새로운 100년을 열어가겠습니다."(100주년 기념일, 2013년 10월 3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태어난 아처볼드 그레이 플레처 선교사가 100년 전에 설립한 대구애락원이 벌써 한 세기가 흐른 100주년을 맞이했다. 서양의 신의료기술을 도입해 우리나라의 나병환자(한센병 환자) 보호소 및 치료기관으로 시작했는데, 벌써 100년이 흐른 것. 설립자인 플레처 선교사는 당시 대구애락원 원장으로 취임한 후 43년 동안 1만2천 명의 나병환자들을 돌봤다.
역사 깊은 대구애락원이 100년 동안 영욕의 세월을 보내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좋은 부지(홈플러스 내당점 인근)에 3만3천60㎡(1만 평)가 넘는 땅에 대구애락원이 위치하다 보니, 업자들이 재단이사장과 이사회, 원장에게 그 땅을 아파트 부지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라고 유혹했다. 한때 부정결탁한 재단 관계자가 법적 문제를 일으키는 등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렇듯 한 세기를 넘긴 대구애락원이 새로운 100년을 바라보고 있다. 대구애락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토대로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고, 육신의 고통을 제거해 한센인들의 삶의 질 개선과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이라는 근본 설립취지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애락의원은 특수피부과'피부과'가정의학과 분야의 진료를 하고 있는데, 원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 이사장과 원장은 과거 100년을 거울삼아 미래 100년의 토대를 잘 세우고 있다. 대구애락원 이사장이자 100주년 행사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흥식 목사는 "재단설립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과 행사들을 준비했다"며 "사료전시관과 아울러 기념화보 발간 등 지난 100년 동안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가 가득하다. 이제는 새로운 비전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대구애락원은 현재 안정적인 재단운영과 함께 21명의 한센환자들을 위한 좋은 시설이자 의료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재단 자산인 비엔나웨딩, 광개토병원, 플래처빌딩, 버스 차고지 등에서 나오는 임대수익 10억원을 바탕으로 시설 및 재단을 튼실하게 하고 있으며, 재단법 정관을 개정해 이제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 경북노회뿐 아니라 대구시의 승인을 받아야만 애락원 부지와 시설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해놨다. 재단 이사장이나 이사들, 원장이 쉽게 애락원 시설을 다른 용도로 전용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해둔 것이다.
지난해 11월에 대구애락원장에 부임한 김휘수 목사는 "현재 평균 70대의 나병환자 21명이 이곳에서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으며, 전국의 나병환자(1만6천여 명)들이 서로 오려고 하는 좋은 시설로 거듭나고 있다"며 "애락교회는 일요일'수요일'새벽예배 등으로 원생들의 종교활동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축사를 통해 "대구애락원은 지난 100년 동안 선교'구료(구호의료)'교육'복지라는 설립이념에 따라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왔다. 앞으로 더 큰 발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대구애락원의 설립 100주년 기념예배 및 기념식은 31일 오전 11시 애락원 내 애락교회당에서 열린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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