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품 건축, 문화예술과의 교감이다…『건축, 스케치를 읽고…』

건축, 스케치로 읽고 문화로 느끼다/ 최상대 지음/ 학이사 펴냄

건축가이자 대구예총 수석부회장인 최상대 씨의 건축문화 기행서 '건축, 스케치로 읽고 문화로 느끼다'가 세상에 나왔다. 저자는 중앙대와 경북대 대학원을 나와 경북대와 영남대 등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또 대구건축가협회 회장과 대구시 건축심의위원을 역임했다.

이 책은 저자가 국내는 물론 유럽과 일본, 중국의 건축과 문화기행을 통해 느낀 생각과 스케치들을 정리하여 엮은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문화 예술과의 감성적 교감을 통해야만 건축은 완성되며, 문화예술은 건축을 통해 얻는 보너스이자 일상의 여유와 행복을 주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의 3요소를 '기능, 구조, 미'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좋은 건축주와 훌륭한 능력'마인드를 가진 설계자, 성실한 기술 시공자의 융합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훌륭한 건축 작품을 남기는 것이 곧 건축적 풍경이라도 스케치하지 않으면 훗날 아무것도 남지 않는 공허한 건축인생이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에 글을 쓰고 스케치를 남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저자가 금강산 여행을 갈 때 DMZ를 통과하는 버스 안에서는 사진촬영도 할 수 없었지만 처음 바라보는 비무장지대의 풍경을 그냥 지나치기가 너무 안타까워 그 순간 할 수 있는 유일한 스케치를 했다고 한다. 곧 촬영 금지구역은 있어도 스케치 금지구역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스케치와 함께 건축에 대한 그의 단상을 싣고 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스케치 기행으로 일본과 중국 그리고 금강산 주요 지점을 담고 있다. 시작은 부석사 스케치다. 어느 건축 전문지에서 건축가들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전통건축에 뽑힌 부석사 안양루를 다루고 있다. 이어 우리 건설사가 지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이야기가 뒤를 잇는다. 9'11테러로 무너진 미국 뉴욕의 월드트레이드센터, 오이를 담은 런던의 명물, 스위스리 빌딩도 그의 스케치 대상이 됐다. 루브르 박물관의 피라미드, 파르테논 신전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도 포함된다. 대구에서는 월드컵경기장과 디자인센터, 동대구역사 그리고 근대골목투어의 명소가 된 청라언덕 전경도 최상대의 스케치로 더욱 빛을 발한다. 대구미술관도 가세하고 팔공산 북지장사 대웅전도 이름을 걸치고 있다. 대청마루와 누마루의 교감이 아름다운 안동 하회마을 병산서원과 대구의 자랑거리이기도 한 도동서원도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저자 최상대는 명품 건축이 명품 도시를 만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생각이 그대로 이 책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이광만 한국건축가협회 회장은 "최상대의 건축공간산책은 한 인간, 건축가 삶의 기록이다. 그는 건축과 도시를 문화적 시각으로 조명하면서 일과 여행을 통해 그의 삶을 스케치로 표현하였다"면서 "이 책에 실린 저자가 경험한 소중한 이야기들은 고스란히 녹아서 다음 세대의 건축문화로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곧 읽지 않고 보지 않고 느끼지 않고서는 좋은 생각과 신선한 창의를 할 수가 없다는 것, 건축을 미술처럼 바라보며 음악처럼 감상하는 즐거움을 발견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라고 했다.

저자는 스케치북과 펜을 항상 갖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나 생각을 기록하고 경관을 스케치한다. 급속히 변화하고 사라져가는 도시의 거리와 건축공간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계속하여 그 스케치들로 전시회를 갖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 책이 '최상대의 건축공간산책' 시리즈 1권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 시선을 이제 생활공간인 주변으로 돌려 대구와 경북 지역으로 돌려 전통과 근현대를 넘나들며 명 건축물을 돌아보는 기회를 더 자주 가질 생각이다. 그 기록도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그래서 저자는 "명 건축을 찾아가는 내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231쪽, 1만4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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