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느리게 읽기] 주변 인물 육성 교차…당시 모습 생생히 묘사

링컨, 위대한 삶과 리더십/ 김윤중 지음/ 리더북스 펴냄

초등학교 3학년 시절, 담임 선생님이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종이쪽지를 주면 '에이브러햄 링컨'이라고 썼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는 해외 위인전집을 읽을 때면 왠지 '링컨'과 '헬렌 켈러' 등이 크게 다가왔고, 우리나라 위인전집에서는 '세종대왕' '이순신' 등이 독보적이었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지금 '링컨'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새롭다.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주저 없이 링컨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고 있고, 링컨을 모델로 자신의 정치역정을 펼쳐왔기 때문에 지금 시대에 링컨이 새롭게 조명되는 것이 아닐까?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 중앙선대위 조직총괄 특보를 지낸 저자는 링컨에 매료되어, 5년간 관련 책과 자료들을 섭렵해 이 책을 펴냈다. 특히 이번 저서는 역사적인 사실을 나열하지 않고, 여러 등장인물의 육성이 교차하면서 당대의 링컨을 생생하게 증거하고 있다. 그렇다고 주인공인 링컨에게만 초점을 맞춘 딱딱한 인물평전이 아니라 링컨의 위대한 삶을 아름다운 조연들과 함께 기술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벽지의 무명 변호사였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정치에 뛰어든 후, 어려운 정치상황에서 유망한 라이벌들을 잘 이겨냈다. 링컨이 라이벌을 어떻게 이겨내고, 어떻게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모아냈는지, 어떻게 남북전쟁을 치러내고 나라를 통합시켜 나갔는지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링컨은 인재를 등용할 때도 사람의 좋고 나쁨에 따라 판단하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는 자신에게 악의를 품고 있는 사람조차 어떤 직위에 적합한 사람이라면 기꺼이 기용했다. 또 대통령 당선 후 노예제도 폐지 절차 문제를 놓고, 정치적 견해가 상반됐던 정적 더글러스를 순회 특사로 임명해 연방정부가 전쟁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각 주에 설명케 했다.

링컨은 믿는 사람에 대해서는 적극 감싸줬다.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그랜트 장군과의 일화도 유명하다. 그랜트 장군이 항상 술에 취해 있다는 험담이 들려오자, 링컨은 진상을 파악한 뒤 이렇게 말했다. "장군이 애용하는 위스키 상표를 알아보게. 당장 다른 모든 장군들한테 그 위스키를 보낼 테니 말이야!" 링컨은 뚜렷한 목표를 향해 전진했다. 큰 것을 위해서는 작은 것은 양보했다. 그리고 신념은 지키되, 통합을 중시했던 것이다. 링컨의 리더십은 과거가 아닌 이 시대를 사는 전 세계 모든 리더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288쪽, 1만2천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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