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립 90주년 맞이한 대구YWCA, 100년 향한 새로운 도약

5월25일 신천둔치를 걸으며 평화를 기원하는
5월25일 신천둔치를 걸으며 평화를 기원하는 'Y-DAY 평화행진' 때의 모습.
대구YWCA 90주년 기념예배 및 기념식에 참석한 회장단. 왼쪽부터 배옥순 부회장, 최정숙 회장, 임성희 부회장
대구YWCA 90주년 기념예배 및 기념식에 참석한 회장단. 왼쪽부터 배옥순 부회장, 최정숙 회장, 임성희 부회장

대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여성시민단체 대구YWCA가 올해 90주년을 맞이했다. 한국YWCA 창립 다음 해인 1923년, 신명학교 학생운동이자 기독운동으로부터 시작된 대구YWCA는 현재 3천7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지금까지 여성, 청소년, 소비자, 돌봄운동 등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각 분야의 운동을 전개해 온 대구YWCA는 올해 9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열고 100년을 향한 비전을 높이 세웠다.

◆90주년 한 해를 보내며 '나눔' 이벤트

대구YWCA는 지난 4월 19일 대구YWCA 본관에서 한국YWCA연합회 및 각 지방의 YWCA 대표들이 참석하는 전국적인 규모의 기념 예배 및 기념식을 가졌다. 그리고 대구YWCA 운동의 발원지인 중구 신명여고 일대를 돌아봤다.

대구YWCA는 1923년에 신명학교 학생운동으로부터 시작되어 김활란, 황에스더 선생님에 의해 시작되었다. 당시 조선의 백성에게는 암울하기 그지없는 시기였고 더욱이 여성은 그 존재 가치에 대해 인정받기 어려운 시기였다. 이 척박한 땅에 세워진 YWCA는 그야 말로 한 줄기 빛이었다.

특히 올해 90주년 행사는 '나눔'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대구YWCA가 준비해 온 ▷착한 먹거리를 통한 건강권 회복 ▷지역의 경제와 환경을 살리는 로컬운동 ▷4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전개해온 아나바다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민들레 가게의 문을 연 것이다. 또 결혼이주여성, 새터민(북한 이탈주민), 취약계층의 노약자들을 위한 무료 치과인 착한 치과도 개원했다. 무료 치과는 몇몇 치과의사와 건축사의 재능기부를 통해 이뤄졌다.

올해 5월 25일에는 'Y-DAY 평화행진'도 열렸다. 신천둔치를 걸으며 평화를 기원하는 걷기에 대구시민들이 함께 했다. 더불어 YWCA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는 축제 한마당이 펼쳐졌다.

또 이달 17일에는 평화음악회가 열렸으며, 다음 달에는 90주년을 마무리하는 행사로 캄보디아를 방문해 저개발 국가의 여성지도력을 키우는 밑거름 역할을 할 예정이다.

대구YWCA는 지난 2011년부터 아기를 살리려 남편과 맞서다 남편이 사망하면서 교도소에 수감됐던 결혼이주여성도 돕고 있다. 수감 당시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구명 활동을 펼친 것은 물론이고, 본국으로 추방된 후에도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며 그녀가 한국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위로하고, 스스로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새롭게 만들어갈 감사의 100년

대구YWCA는 청소년 쉼터 및 노인복지센터, 지역자활센터와 여성인력개발센터와 여성일자리지원센터, 산모 신생아 도우미 제공 및 교육기관을 운영해 왔으며 새터민, 결혼이주여성 지원 등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왔다. 또 북한 어린이와 저개발국가 여성지도력 계발을 위한 지원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박선 사무총장은 "YWCA는 돌봄노동의 가치를 존중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고, 출산이나 육아로 인해 여성이 사회적 경제활동에서 제약을 받지 않는 정의사회를 이루고자 한다"며 "또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 특히 어린이와 여성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식량과 의약품 지원, 안전과 인권이 보장되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다문화를 존중하는 평화 사회를 이루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청(靑)'춘(春)'여(女)'찬(讚)'의 비전을 선포하고 100주년까지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청'(靑)은 늘 새롭게 도전하고 변화하고, 경쟁의 교육체제를 존중과 협력 중심으로 바꾸고, 지역사회와 세계에서 봉사하는 청소년 리더십 개발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춘'(春)은 핵개발과 지구 온난화를 막는 절제된 생활을 실천하고, 우리가 속한 지역사회에서 생태적 삶이 이뤄지도록 정의'평화'생명 운동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여'(女)는 돌봄'포용'상생의 여성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기치이며, '찬'(讚)은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며 사회적 갈등과 배제의 벽을 허물어 여러 나라와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 진정한 소통과 만남이 이뤄지는 21세기 다문화 사회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최정숙 대구YWCA회장는 "젊은 기독 여성들의 시민공동체로서 선교적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며, 생명의 바람으로 '청'춘'여'찬'의 비전을 품고 대구YWCA 100년을 향한 순례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겠다"며 "이런 YWCA의 활동에 많은 지역 여성들의 참여와 후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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