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남부서 경찰관들, 유부녀 1명과 '부적절 만남'

감사 적발돼 징계 밝혀져…2명은 또 같은 파출소 근무

포항 남부경찰서에서 근무하던 경찰관들이 한 명의 유부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다 자체 감사에 적발돼 징계를 받았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9일 경북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민주당 유대운 의원(서울 강북을)은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일부 경찰관들의 도덕성 문제를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당시 포항 남부경찰서 소속이던 A경사 등 4명은 2007년부터 올해 초까지 유부녀 B씨와 잦은 술자리를 가졌고, 이 과정에서 일부는 성관계 등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왔다는 것.

이는 올해 초 B씨의 남편이 포항 남부경찰서에 문제를 제기하며 알려졌고, 경찰은 지난 5월 자체 감사를 벌여 이들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사안에 따라 정직 1, 2개월, 감봉 3개월, 견책 등의 징계를 내렸다.

포항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B씨는 C경사 부인의 지인으로, C경사가 함께 근무하던 다른 경찰관들에게 술자리에서 B씨를 소개해줬다는 것.

현재 이들 중 2명은 울진경찰서 소속 같은 파출소에, 1명은 울진경찰서 소속 다른 파출소에, 1명은 포항북부경찰서 소속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병국 포항 남부경찰서장은 "감사 결과 강압에 의한 관계가 아니라 B씨 역시 자진해서 경찰관들과 만나 왔던 것으로 보여 강한 처벌까지는 하지 않았다"며 "아무리 서로 좋아서 만난 사이라고 해도 경찰 전체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돼 송구스럽다. 이 사건 이후 전체 경찰관을 상대로 품위유지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현 의원은 당시 징계를 받은 경찰관 4명 중 3명을 울진경찰서로 몰아서 인사 조치했고, 특히 2명이 같은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귀찬 경북경찰청장이 "울진경찰서가 경북 경찰관들의 기피 근무지로 꼽히기 때문"이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그렇다면 부실한 경찰 인력을 받은 울진지역 주민들은 뭐가 되느냐"며 "낯 뜨거운 비위를 저지르고도 파면은커녕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버젓이 근무하고 있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질책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오지에 있는 경찰서나 지구대, 파출소는 경찰 징계를 담당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우수 경찰 인력의 현장 위주 편성으로 주민들의 치안 체감도와 강력 범죄 검거율을 높이는 등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대운 의원은 김 청장에게 "현재 비리'비위 등으로 징계를 받아 지구대, 파출소로 인사 조치된 경찰관들을 경북경찰청으로 다시 불러들여 제대로 된 재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김 청장은 "해당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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