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대기업의 쌈짓돈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DCF는 개발도상국의 산업개발 및 경제안정을 지원하고 대외경제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규정한 공적개발원조 자금으로서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돕는 데 쓰이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는 달리 EDCF 전체 지원금액 증가율은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전체사업 중 중소기업 업종별 참여 분야 역시 몇몇 업종에만 편향돼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30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EDCF 지원사업에 대한 중소기업 참여 비중은 최근 5년간 구매계약 체결액 기준 9.9%에 불과하며 대기업 구매계약 체결액 비중 72.8%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중소기업이 주로 참여하는 분야는 교통, 에너지 등의 사회간접자본 분야보다는 교육, 보건, 공공행정 분야 중심이었으며 이들은 대부분 100억 원 미만의 소규모 사업이었다.
윤 의원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이미 수출을 잘하고 있는 대기업에 혈세를 퍼주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EDCF로 리베이트 잔치를 벌였다. EDCF로 지원된 캄보디아 건설사업에 참여한 극동건설, 금호산업, 현대엠코 등 국내 대규모 건설사들이 하도급 계약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가 있어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윤 의원은 "기금을 관리'운영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이에 대해 어떠한 사후관리도 하고 있지 않아 더욱 문제"라며 "현재처럼 관리가 부실한 상황에서는 캄보디아뿐 아니라 EDCF가 지원된 다른 나라 건설 사업에서도 밝혀지지 않은 리베이트로 혈세가 낭비되고 있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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