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문양의 Food 다이어리] 맛도 모양도 무한변신 '파스타'

새로 생긴 양식당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특히 대구는 칼국수를 좋아하는 누른 국시의 도시답게 파스타를 더욱 선호하는 것 같다. 프렌치 레스토랑이라고 표방하는 양식당의 메뉴판에도 의아하지만, 어김없이 파스타가 등장한다. 독자 분들께서는 언제 파스타를 처음 드셔 보셨는지? 필자는 대학교 1학년 때 학교 앞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파스타를 처음으로 맛보았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토마토 소스였다고 하기보다 토마토 케첩의 맛이 강하게 났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 들어 온 외국음식 가운데 거부감 없이 받아 들인 음식이 파스타가 아닐까 한다. 청소년들이 파스타에 열광하는 걸로 봐서 앞으로도 롱런할 음식으로 예상한다.

필자는 질 좋은 앤초비와 마늘을 넣고 간을 한 올리오 파스타를 가장 좋아한다. 토핑 재료로는 관자, 올리브 등을 선호한다. 가끔은 진하게 치즈맛이 풍겨나는 크림파스타도 좋다. 맛은 진하지만 다 먹고 나서도 느끼하지 않은 가벼움이 담겨 있어야 한다. 토핑으로는 새우보다는 굴이나 성게알, 대게살 등이 어울리는 것 같다.

파스타면을 차갑게 식혀 샐러드처럼 만드는 냉파스타도 있다. 냉파스타는 아마 일본에서 온 발상이 아닌가 싶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먹어 본 간장게장 파스타는 매우 인상적이고 맛있었다. 직접 담근 간장게장의 살을 발라내서 파스타면에 올려낸 냉파스타였다.

파스타는 긴 파스타인 롱파스타와 짧은 파스타인 숏파스타로 나뉘며, 면이 넓은 것과 가는 것으로 나뉜다. 수십 종의 파스타와 수십 종의 파스타 소스로 만들 수 있는 파스타의 종류는 수백 종에 이른다.

우리가 가장 흔히 먹는 파스타면은 우리나라 국수 굵기와 비슷한 스파게티이다. 이 굵기가 소스와의 배합도 가장 적절한 것 같다. 이보다 더 가는 것이 카펠리니, 버미첼리, 페렐리니, 스파게티니이다. 스파게티를 기준으로 조금 더 굵은 면이 스파게토니이다. 부카티니는 빨대 모양처럼 면 단면에 구멍이 뚫린 것을 말한다. 푸실리 부카티는 푸실리가 기다란 파스타이다

넓은 면으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링귀니인데, '작은 혀'라는 뜻이다. 크림소스 파스타에 주로 사용한다. 부드럽고 고소한 크림소스가 넓은 파스타면에 듬뿍 발려지게 되어 보다 풍미로운 파스타를 즐길 수 있다. 링귀니보다 더 넓은 것이 페투치네, 더 넓은 파스타가 파파델리이다

숏파스타는 파스타로 요리하기도 하지만, 삶아서 식힌 후, 샐러드와 함께 곁들여 먹기도 한다.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숏파스타는 마카로니이다. 마카로니의 사촌동생쯤 되는 리카토니, 꽈배기 모양을 한 푸실리, 리본모양의 파르펠레, 조개모양의 콘길리에, 로텔레는 연근을 잘라 놓은 모양같기도 하고, 수레바퀴 모양 같기도 하다. 오레키에테는 '작은 귀'라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원형을 엄지손가락으로 눌러 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

명함을 두 개 세로로 붙여 놓은 길이의 사이즈인 라자냐와 만두처럼 속을 넣어 만든 라비올리와 우리나라 수제비처럼 약간 두껍게 만든 뇨키가 있다. 파스타를 좁쌀 크기만큼 잘게 잘라 놓은 가장 작은 파스타를 쿠스쿠스라고 한다

이런 다양한 길이와 모양의 파스타에 시금치나 당근, 단호박 등의 여러 가지 채소를 넣거나, 오징어먹물을 넣어 독특한 파스타를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밀가루가 대신 수퍼 푸드인 퀴노아를 사용한 퀴노아 파스타, 카무트 파스타, 기장 파스타, 현미로 만든 파스타면은 웰빙푸드를 지향하는 소비자층에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메뉴판을 보면 스파게티라고 표현을 해 놓고, 링귀니나 푸실리 같은 전혀 다른 파스타를 내어 놓는 곳이 많다. 이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면의 종류를 정확히 표현하지 않을 경우, 통칭하여 파스타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

푸드 블로그 '모모짱의 맛있는 하루'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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